|
이날 일출과 동시에 헬기 55대와 인력 1598명, 차량 224대를 투입했지만 큰 불길을 잡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생과 지형 등 환경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지리산권역에 대한 조사 결과, 산불 현장의 하층부에는 조릿대, 진달래 등이, 중·상층부에는 굴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고밀도로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헬기가 공중에서 투하한 진화용수가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또 낙엽층 깊이는 최대 100㎝이고, 그 무게는 ㏊당 300~400t에 달했다. 산불은 낙엽층을 연료 삼아 확산하는 ‘지중화’ 양상을 보였다. 낙엽층 내부로 불씨가 침투하면서 재발화가 일어난 것이다.
또 경사도가 40도에 달할 정도로 급하고 진입로가 없어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인력 및 장비 투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는 지리산 화재 현장에 0.1㎜ 미만의 빗방울이 흩날렸다가 그쳤다. 지리산 고지대에는 0.1㎝ 미만의 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적은 양에 한때 잠시 내리다 그친 터라 산불 진화에 결정적 도움은 되지 않았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입로가 없고, 급경사에 낙엽층이 두텁게 쌓여 있어 지상 진화인력의 접근과 진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예화된 산불진화대와 진화헬기를 집중 투입해 일몰 전까지 주불을 진화 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