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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3% 떨어진 5693.31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53% 빠진 1만7804.03에 거래를 마쳤다.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영구적으로 부과하겠다고 전날 공식화 했다. 핵심 부품은 5월 3일 이전에 부과될 예정이다. 이번 자동차 관세는 철강·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예외조치도 없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적용받는 부품에 대해서는 일단 관세 부과를 유예하긴 했지만, 영구적으로 면제되진 않을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이번 관세는 단순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 미국 내 자동차 생산 회귀(리쇼어링)을 유도하기 위한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디슨 유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 는 “트럼프 정부는 리쇼어링을 유도하기 위한 점진적 관세 부과를 근본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는 단순한 협상용이 아니라고 본다”며 “관세가 일부 수정되거나 예외가 생긴다 해도, 향후 4년간 자동차업계가 기존 상태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에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협상용이라는 시각이 강했다. 실제 관세부과는 없고, 오히려 교역국의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비관세 장벽이 낮춰지는 효과가 나타나면 미국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트럼프 관세가 협상용이라고 판단하는 시각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번 자동차 관세발표를 두고 미국 자동차 업체 주가는 크게 엇갈렸다.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이번 관세 부과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장중 4% 이상 오르다 0.39% 상승 마감했다.
TD코웬의 이타이 미카엘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전량 미국 내 생산, 상당 부분 미국 내 조달,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 중인 모델Y 덕분에 상대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형SUV시장에서 전체 차량의 약 50%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이자 지급액을 소득공제 대상으로 만들기 위한 법안 통과를 의회에 요청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테슬라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이어 “명확히 말하자면, 이는 다른 국가에서 수입되는 테슬라 자동차 부품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로 인한 비용 부담도 결코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전통 완성차업체는 관세 여파에 충격을 받고 있다. GM주가는 7.36%, 포드 주가는 3.88%, 스텔란티스 주가는 1.25% 빠졌다. 이들 업체는 멕시코에서 상당부분 차량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차량 조립 공장 위치를 감안할 때, 테슬라와 포드는 가장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포드는 일부 수입 엔진에 대한 추가 노출이 존재하고, GM은 멕시코에 가장 큰 노출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