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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서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 서훈은 당시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나, 대응조치를 하지 않고 은폐 계획을 세웠다”며 “최종결정권자로 죄책이 가장 무겁고 혐의를 부인하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에 대해선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국가안보실장의 은폐 계획에 적극 동참하고 첩보 및 보고서 삭제를 지시해 국가기능 마비를 초래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뉘우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함께 기소된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해선 각각 징역 3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노 전 실장은 죄책이 무겁고 혐의를 뉘우치지 않지만 박 전 원장의 지시를 따라 행동했다는 점을 비춰 봐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실장은 이날 최후 진술로 “우리 정부는 비무장상태인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행위에 대해 ‘국제규범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동’,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로 강력히 규탄했다”면서도 “그런데 제게 먼저 씌워진 혐의는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이라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안보기관 공직자들은 당시에 최선을 다해 작성한 보고서의 문장들이 하나하나 해체되고, 사용한 용어의 의미가 경우에 따라 비틀려서 추궁당하고, 그것이 유무죄라는 사법적 판단의 도구가 되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며 “결국 그 피해는 공직사회는 물론 국가와 국민께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 사건은 파면당한 윤석열이 기획, 지시하고, 국정원 일부 직원들과 감사원, 검찰이 공모해 실행한 사건”이라며 “현명하신 판단으로 국정원이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자신의 잘못을 처절히 반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유가족 이래진 씨는 이날 오전부터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그는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지만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안보라인 공직자들은 조작과 은폐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와 우리 가족들은 지난 6년 동안 고통과 눈물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저는 이가 21개 빠지고 당뇨가 생겼다”며 “피해자의 유가족이 아니라 한 국민으로서 (재판부가) 당당하고 제대로 밝혀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한다”고 간청했다.
서 전 실장은 지난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됐다는 첩보를 확인한 후 합참 관계자들과 해경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고인이 자진해서 월북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왜곡해 발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또 같은 날 피격 사망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으로 하여금 실종 상태에서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사건 1차 회의가 끝난 뒤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 등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서 전 장관도 해당 회의 직후 국방부 실무자에게 밈스(MIMS, 군사정보체계)에 탑재된 첩보 문건의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2022년 12월 이들을 기소했다. 기소 3년 만에 1심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선고 결과는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