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에너지 운송 가치 부각...조선업 수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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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13 08:03:50

신한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급등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물리적 재편을 촉발하면서 국내 조선업종의 중장기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에너지 운송 선박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모멘텀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이란 사태와 유가 급등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상승 이슈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물리적 재편을 의미한다”며 “원유운반선(VLCC)과 LNG운반선 등 에너지 운송 자산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선박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속에서 오만 무스카트 해상에 정박해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통과 선박 공격과 봉쇄를 선언했고, 실제 선박 피격 사건과 함께 통항량도 급감했다. 유조선과 상선 통항량은 약 70~80% 감소했고, 15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 외곽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해운사들 역시 항로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운임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114달러까지 오르며 연초 저점인 58달러 대비 95% 상승했고, 탱커선 운임지수도 지난 6일 기준 하루당 29만달러로 연초 5만 7000달러 대비 408%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라는 점에서 봉쇄 장기화 여부에 따라 유가 변동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의 핵심을 생산보다 운송에서 찾았다. 평시엔 산유국의 생산능력과 매장량이 중요하지만, 지정학적 충돌이 반복되는 국면에서는 운송 인프라 자체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한다는 설명이다. 생산 여력이 충분하더라도 수송이 막히면 에너지 공급은 즉시 감소할 수밖에 없고, 해상 운송은 파이프라인과 달리 군사적·지정학적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급망이 장거리화되면서 톤마일(ton-mile)이 증가하고, 국가별 해상 통제력과 선박 보유량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VLCC와 LNG운반선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올해 누적 전 세계 탱커선 발주는 120척으로 과거 5년 평균 377척에 크게 못 미치고, LNG운반선도 26척으로 과거 5년 평균 98척을 밑돌아 향후 발주 확대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종에 대해 선박 공급 부족에 따른 수혜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실적 개선, 선가 인상분 반영, 생산 공정 안정화, 미국과의 군함 협력 확대,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등 다양한 호재가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에너지 선박 발주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조선업의 장기 호황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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