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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장한다더니" 주주 몰래 50억 받은 캐시카우, 22억은 대표 계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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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6.09.21 10: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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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조작 연쇄 사기 의혹 추적] ②
주주들이 반대한 캐시카우 영업권매각…계약 전 50억 선취
계약금 50억 입금된 날, 22억여원 캐시카우 대표 개인계좌로
다음날 20억은 다시 ISTN 투자금 상환에 사용 정황
경찰, 배임·횡령 혐의 검찰 송치

이 기사는 2026년09월20일 22시5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김연지 박소영 기자] 지난 2022년 1월25일 오후, 영수증 리워드 서비스 업체 '캐시카우' 계좌에 50억 원의 거액이 입금됐다. 돈을 보낸 곳은 캐시카우의 핵심 사업을 인수하겠다며 협상 중이던 아이에스티엔(ISTN)이었다. 그러나 당시 캐시카우 주주들은 사업 매각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였고, 영업양수도 본계약조차 체결되기 전이었다.

정식 절차를 생략하고 기습적으로 입금된 자금은 곧 회사 계좌에서 석연찮게 빠져나갔다. 입금 당일 오후 3시37분부터 40분까지, 단 3분 동안 캐시카우 계좌에서 설 모 대표이사의 개인 계좌로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2억690만 원이 이체됐다. 이튿날에는 약 20억원이 다시 자금을 입금했던 ISTN으로 흘러 들어갔다.

주주 동의 없이 들어온 사업 매각 자금 50억 원 중 80%가 넘는 약 42억원이, 불과 이틀 만에 대표 개인의 채권 회수와 특정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에 쓰인 셈이다. 캐시카우 주주들이 '위법한 거래'라며 설 대표를 배임·횡령으로 고소하면서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현재 캐시카우 배임·횡령 사태는 검찰로 송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년 내 상장 한다던 캐시카우, 돌연 사업 매각 추진

50억원이 석연치 않게 오간 배경을 파악하려면 캐시카우의 성장 전략이 기업공개(IPO)에서 돌연 사업 매각으로 급선회한 과정부터 짚어봐야 한다. 캐시카우는 당초 외부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비전을 주주들에게 제시해 왔다. 설 대표가 지난 2019년 주주총회에서 BSG파트너스 등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현황을 설명하며 2021년 전후 IPO 추진 의사를 밝혔고, 2021년 주주총회에서도 상장 계획을 거듭 확인했다. 설 대표의 IPO 주장은 주주들의 주주총회 녹음 기록에 남아 있다.

그러나 회사 경영 구도가 달라지면서 회사의 상장 계획도 흔들렸다. 캐시카우의 모태가 된 이앤비소프트 시절부터 회사를 공동 경영해오던 이들이 경영에서 배제됐고, 2021년부터 설 대표가 대표이사 권한을 바탕으로 회사 운영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설 대표를 고소한 주주들은 이 시기를 전후로 회사의 재정 상황도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실제 2022년 1월 문제의 50억원이 들어올 당시 캐시카우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 2021년 기준 회사는 38억6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수년간 공언해 온 상장 약속과 달리, 설 대표는 캐시카우 핵심사업을 매각하는 방향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설 대표는 2021년부터 캐시카우의 핵심 영업권을 아이에스티엔(ISTN)에 넘기는 영업양수도를 추진했다. ISTN은 이미 캐시카우에 약 20억원을 투자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한 주요 투자자였다. 당시 설 대표 주도 하에 물밑에서 거론된 영업권 매각 가격은 약 100억~130억원 수준이었다.

기존 공동경영진과 일부 주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과거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와 IPO를 전제로 제시됐던 성장 전망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몸값이라는 이유에서다. 설 대표는 2022년 초 영업양수도 대금으로 130억 원가량을 제시하며 주주 설득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설 대표가 일부 주주에게 '일정 대가'를 지급하겠으니, 이를 받고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달라 제안했다는 주장도 수사기관에 제출됐다.

주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돈부터 들어왔다. 2022년 1월25일 ISTN은 캐시카우에 50억원을 먼저 계약금 성격으로 선지급했다. 고소인 측 자료와 설 대표 측의 수사기관 진술을 종합하면 양사는 향후 영업양수도 계약이 체결될 경우 이 돈을 매매대금 일부로 갈음하고, 거래가 최종 무산되면 ISTN에 반환하는 구조를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사업을 판 것도 아니고 매각대금이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 캐시카우 입장에서는 일단 50억원의 현금이 생겼지만, 거래가 깨지면 그대로 갚아야 하는 돈이기도 했다. 회사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보관 의무가 있던 자금이었던 것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회사에는 50억 빚 지게하고...대표이사와 특정 투자자는 자금회수

설 대표는 반환 의무가 있는 '부채' 성격으로 잡혀있는 그 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50억원이 입금된 당일 캐시카우 계좌에서 22억690만원이 설 대표 개인계좌로 입금됐다. 고소인 측은 이 가운데 상당액이 설 대표가 캐시카우에 가지고 있던 개인 채권을 변제받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외부에서 50억원의 반환 부담을 떠안은 직후 대표가 자신의 채권부터 회수했다는 지적이다. 영업양수도가 정상적으로 완료돼 회사가 매각 대금을 수령한 것이라면, 자금 사용처는 상당 부분 경영 판단의 영역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주주총회 결의는 물론, 영업양수도 본계약조차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설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는 이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간 것이 아닌, 영업양수도 협상 과정에서 ISTN 측이 요구한 곳에 자금을 예치하기 위해 자신의 계좌를 일시적으로 거쳐 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주주들의 주장은 다르다. 영업양수도 관련 합의서나 계약 문서 어디에도 설 대표 개인계좌를 에스크로 계좌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자금 일부는 이후 다른 법인을 거쳐 설 대표가 ISTN 주식을 사는 데 쓰였다고 보고있다.

설 대표의 개인 계좌로 22억여 원이 빠져나간 이튿날(1월26일), 캐시카우 계좌에서는 또다시 20억원이 ISTN으로 출금됐다. 주주들은 이 자금 이체가 캐시카우가 ISTN이 투자한 캐시카우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상환하는 명목으로 기존 투자원금을 돌려준 것이라고 본다. ISTN은 당시 캐시카우의 주요 투자자인 동시에 핵심 사업 인수를 추진하던 곳이었다. 사업 매각대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송금한 지 단 하루 만에, 과거에 투자해둔 자금 20억원을 다시 회수한 셈이다.

게다가 RCPS 상환은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캐시카우 정관상 우선주 상환은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고, 상환청구가 들어오면 우선주 주주들에게 △상환청구 사실 △상환 가능 주식 수·금액을 통지해야 했다.

캐시카우 의혹을 수사에 나선 경찰은 회사에 50억원의 부담을 지운 행위 및 이후의 자금집행 정황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봤다. 캐시카우가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본계약 체결 전 50억원을 받아 반환 채무를 부담하게 하고, 그 돈을 대표가 원하는 대로 개인채권 변제·ISTN의 투자금 회수 지원 등에 우선 사용했다면 대표에게 이익을 주는 대신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이후의 회사 자금 집행관련 제반 사정까지 종합해 배임 및 횡령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설 대표는 우선 ISTN이 보낸 50억원이 영업양수도 계약금이었다는 전제부터 부인했다. 설 대표는 “당시 영업권 양수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업무협약(MOU) 차원에서 논의를 이어가던 단계였다”며 “코로나19 여파로 회사가 어려워져서 기존 주주였던 ISTN이 도와준 지원금 성격이었다. 50억원이 크게 (잘못)들어와 이튿날 20억원을 바로 돌려줬기 때문에 실제로 회사에 들어온 자금은 3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50억 중 22억여원이 자신의 개인계좌로 이체된 데 대해서는 자신이 회사에 빌려준 채권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설 대표는 “제가 회사에 받을 돈이 워낙 많아 (ISTN 지원금으로) 회계상 상환 처리한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 에스크로해뒀고, 이후 영업양수도 논의가 무산되면서 다시 회사에 넣어 ISTN으로 반환했다”고 말했다.

20억원이 ISTN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에 사용됐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설 대표는 “ISTN이 갖고 있던 우선주를 상환한 사실이 없고 지금도 주주”라며 “당시 회사는 적자 상태여서 우선주 상환 요건(배당 가능) 자체를 충족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다만 ISTN의 입장은 캐시카우와 엇갈렸다. 캐시카우에 입금했던 '50억'이 명확히 계약금이었다는 것이다. ISTN 경영진 측은 "우리가 캐시카우를 인수해 살려보려는 생각은 있었다. 그래서 포괄적으로 영업양수도 계약을 하고 계약금 형태로 50억을 넣어줬는데, 포괄양수도(계약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주주들과 협의가 잘 안 돼서 (계약금을) 다시 다 돌려받은 것"이라며 "계약 무산된 이후로는 관계가 없었다. (캐시카우에) 투자한건 다 손실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임 관련 고소 사건으로) 경찰에 참고인으로 갔을 때도, 돈을 줬다가 받은 사실이 있고, 그거를 다 무마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본잠식에 빠진 유망 기업…50억 배임과 '수상한 거래'

한때 캐시카우는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곳이다. 고객들의 마트 영수증을 수집해 보상을 주며 구매 데이터를 확보하는 사업 모델은 분명 대중에게 호응이 높았다. BSG파트너스와 신한캐피탈, ISTN 등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해 누적 약 40억원의 지분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영수증 리워드 사업에 더해 고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E사 등 대기업과 협력을 의논한 정황도 엿보인다. 상장해서 추가 성장 동력을 얻으려는 계획도 분명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순조롭게 성장할듯 했던 캐시카우가 자본잠식에 빠진 과정을 들여다보면 수상한 거래가 여럿 엿보인다. 의혹이 짙은 거래는 50억원 배임 의혹 외에 더 있었다. 주주들과 전직 경영진이 회사 계좌와 외부 법인들간 오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실제 지출 근거가 불분명한 세금계산서와 거래 내역이 잇따라 발견됐다. 거래 금액이 먼저 정해진 뒤 계약 내용이 뒤늦게 정해지거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계약서를 작성하는 정황도 다수 포착됐다.

관련 기사☞ 이데일리는 <회계조작 연쇄사기 의혹 추적 : 가짜장부의 덫> 시리즈 연속 보도를 통해 캐시카우 관련 분쟁이 애즈위메이크로 이어지는 의혹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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