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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판 없애고 패트병 재활용한 캐디 조끼…골프 대회도 ‘친환경’ 시대

임정우 기자I 2021.06.06 19:16:58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광고판을 최소화해 설치했다. (사진=임정우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골프 대회도 ‘친환경’ 시대다. ESG(환경·사회·지배 구조)가 최근 화두로 떠오르면서 골프 대회들도 일회용 광고판을 없애고 페트병을 재활용해 캐디 조끼를 제작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대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나흘간 경남 거제시 드비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도 친환경 골프 대회였다. 이번 대회 셋째 날 경기가 열린 5일이 환경의 날이었던 만큼 주최 측은 더 많은 신경을 썼다.

다른 대회와 가장 큰 차이는 티박스와 그린 등 골프장에 설치되는 광고판을 최소화한 것이다. TV 중계와 사진 등 홍보 효과가 줄어들 수 있지만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데상트코리아는 광고판이 폐기되면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최소로 설치했다.

데상트코리아 관계자는 “2017년 8회 대회부터 선수 동선 확보 등 경기 진행에 꼭 필요한 광고판만 골프장에 설치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홍보 효과 감소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환경과 선수들을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판 제작 및 처리 비용을 줄이고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앞으로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가 환경친화적인 대회로 남을 수 있도록 광고판을 최소화해서 설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예년과 다르게 텀블러를 사용해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재경과 유송규는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일회용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며 “앞으로는 대회 기간에도 텀블러를 사용해 나부터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던 KB금융 리브 챔피언십도 캐디 조끼를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섬유로 제작하고 로스트볼로 채워 넣은 이색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는 10일 개막하는 SK텔레콤 오픈 역시 출전 선수들에게 텀블러, 대회 관계자와 운영 요원에게 전기차를 제공하는 등 친환경 대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대회를 주최하는 기업들이 ESG 시대에 맞춰 친환경 대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끝나면 생수를 주는 방법을 바꿔 대회마다 1만병 이상이 쓰레기로 나오는 것을 막는 등 다양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PGA 코리안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환경 보호를 더욱 더 신경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PGA 관계자는 “대회 스폰서 대부분이 친환경에 대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도 고민하고 있다”며 ““협회와 선수 모두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홀인원 상품도 친환경에 맞춰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전기차가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과 SK텔레콤 오픈,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홀인원 상품으로 걸려 있었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처음 홀인원 상품으로 전기차가 나왔는데 앞으로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골프 대회에서 친환경은 앞으로도 핵심 키워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인회와 아내 육은채 씨.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때 캐디들이 입은 조끼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섬유로 제작됐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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