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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6위)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튀니지(29위)에 4-0 완승을 거뒀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사우디아라비아(57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뒀던 클린스만호는 2연승에 성공했다. 또 안방에서 5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상대 전적에서 1무 1패로 밀렸던 튀니지에도 첫 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주장 완장을 김민재에게 맡겼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손흥민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승 속 손흥민이 투입되지 않으며 김민재는 주장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유럽 무대에서 보여준 견고함을 대표팀에서도 뽐냈다. 특히 상대 공격 선봉 한니발 메지브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메지브리의 돌파를 빠른 속도와 신체 조건을 앞세워 가로막았다. 또 한발 빠른 예측 능력으로 사전에 차단했다.
공격 시발점 역할도 했다. 경기 내내 후방에서 빌드업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전반 20분에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을 향한 정확한 긴 패스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득점에도 관여했다. 2-0으로 앞선 후반 21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머리로 돌려놨다. 이 공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들어갔다. 김민재의 득점으로 기록됐다가 추후 자책골로 정정됐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주장 완장에 대해 “감독님께서 정하셨다”라며 “임시라서 부담은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클린스만호 출범 후 수비적으로 가장 좋았다는 평가에 대해선 “선수들끼리도 잘 이야기하고 있고 코치진에서도 전술적으로나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한다”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우리도 따로 소통하고 있고 잘 따르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감독님께서는 역 압박을 가장 요구하신다”며 “오늘 같은 경우는 튀니지가 역습을 좋아하는 팀이기에 우리가 공격하고 있을 때 수비적으로 잘 갖춰놓자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후반 막판 벌어진 상대 선수와의 신경전에 대해선 “처음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가 부심이 골킥을 선언했다”라며 “그런 상황이었고 큰일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소속이던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 뮌헨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 일정까지 더해지며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우려가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민재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힘들다. 특히 K리그는 시즌 막바지다”라며 “내가 더 힘들 거로 생각하진 않는다. 다들 힘들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도 많은 경기를 뛰었다”며 “몸 관리를 잘해서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튀니지전 경기력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물음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해줬다”며 “무실점을 달성했기에 높은 점수를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