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만난 삼성라이온즈 타선에 6실점(6이닝)을 내준 그날의 굴욕은 머리와 가슴 속에 생생히 남아있었다. 그리고 가을야구 두 번째 등판. 폰세는 에이스 본능을 마음껏 뽐내며 삼성에 완벽하게 설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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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폰세는 투구수가 8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 하나하나에 전력투구를 펼치면서 단 5피안타 2볼넷만 내줬다. 탈삼진은 9개나 잡을 정도로 구위가 압도적이었다.
폰세에게는 1회초가 최대 고비였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놓고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지난 4차전에서 연타석 스리런홈런을 때린 김영웅과는 승부를 피해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폰세는 무너지지 않았다. 1차전에서 홈런을 맞았던 김태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폰세는 2회초 우익수 김태연의 실책성 플레이와 포수 최재훈의 패스트볼로 1점을 허용했다. 투수로서 평정심이 흐트러질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공격적인 승부로 삼진을 사냥했다.
3회초는 또다른 의미로 폰세에게 큰 위기였다. 디아즈가 친 강습 타구가 왼쪽 가슴 쪽을 직격한 것. 한화생명 볼파크는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잠깐 고통에 몸을 움츠렸던 폰세는 굴절된 공을 재빨리 잡아 1루에서 아웃을 만들어냈다. 폰세의 투지와 책임감이 고스란이 전해진 장면이었다.
놀랍게도 타구에 맞은 후 폰세는 더욱 강력한 투수가 됐다. 타구에 맞은 고통이 투지에 기름을 부었다. 5회초 마지막 아웃을 잡아낸 뒤에는 고함을 지르며 포효했다. 이어 두 팔을 높이 들어 팬들의 환호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폰세의 성적은 5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폰세가 거둔 업적을 감안하면 평범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폰세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1차전에 당한 굴욕을 씻어낸 복수극이었다. 소속팀이 KS로 향하는 문을 여는 열쇠였다.
경기 후 폰세는 “타구에 맞았을 때 아프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타자 주자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KS에서도 최재훈이 시키는 대로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