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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3일 오후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16일간의 열전을 시작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막을 앞두고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탄소 중립대회’로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중국에서 열리는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늘 빠지지 않는 대규모 불꽃놀이는 이날 보이지 않았다. 대신 디지털 불꽃놀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실제 폭죽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3차원 애니메이션과 가상 현실 기술을 활용해 마치 진짜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디지털 불꽃놀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주최 측은 최첨단 IT기술을 활용해 화려한 볼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었다. 스타디움 사방에 초고화질의 3D 입체 스크린을 세웠고 무대 바닥에도 스크린을 설치해 다양한 이미지를 재현했다.
중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디지털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성화점화였다. 종합스포츠이벤트 역사상 최초로 가상 현실의 점화자가 등장했다.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디지털 공동 점화자가 첸탄강을 가로지른 뒤 스타디움 지붕 위를 뛰어넘어 등장했다, 디지털 공동점화자는 2021년 도쿄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왕순과 함께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형 드론쇼와 무대 및 객석에 설치된 LED 효과가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오늘날 종합스포츠이벤트 개·폐회식에서 디지털 기술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이날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은 디지털 기술이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준 절정의 무대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기술력을 자랑하려는 중국의 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개회식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폐회식에서 조명을 총괄했던 샤샤오란 총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개회식을 앞두고 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개막식 전 과정을 탄소 배출없이 진행하기로 했다”며 “기존의 실물 불꽃놀이 대신 3차원 애니메이션과 AR 기술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이른바 ‘전자 불꽃놀이’를 포함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