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32년 만에 브라질 꺾었다...재도약 가능성 확인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브라질을 32년 만에 꺾은 뒤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허수봉이 득점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남자배구가 32년 만에 세계 정상급의 브라질을 꺾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사나예 라미레스(브라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 브라질과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23-25 25-22 25-21)로 승리했다.

한국 남자배구가 국제대회에서 브라질을 이긴 것은 1992년 월드리스 서울 대회에서 3-2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당시 신영철(전 우리카드 감독)이 토스를 올리고 하종화(전 현대캐피탈 감독), 오욱환 등이 주공격수로 활약했다. 이후 브라질에 19번 내리 패하다가 이날 드디어 연패를 끊었다.

브라질은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7위의 강팀이다. 하지만 이날 한국이 상대한 브라질은 평균 나이 20.4세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2진급 팀이었다. 브라질 정예 대표팀은 현재 파리 올림픽 출전을 준비 중이다.

비록 상대가 완전한 정예멤버는 아니지만 한국으로선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한층 빠르고 다양한 공격으로 브라질의 수비를 흔들었다.

한국은 1세트를 먼저 따냐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23-22로 앞선 상황에서 허수봉(현대캐피탈)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어 24-23에서 신호진(OK금융그룹)이 후위 공격을 성공시켜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를 접전 끝에 23-25로 내준 한국은 3세트에서 임동혁(국군체육부대)이 조커로 출격했다. 벤치를 지키던 임동혁은 18-21로 뒤진 상황에서 임동혁의 블로킹과 공격 득점을 잇따라 올리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상대 연속 범실까지 등에 업고 24-22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허수봉의 퀵 오픈으로 3세트를 끝냈다.

4세트도 짜릿한 역전드라마가 펼쳐졌다. 17-18에서 허수봉과 신호진의 연속 블로킹이 터져 19-18로 역전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승부처에서 세터 황택의와 신호진을 빼고 임동혁과 세터 한태준을 동시에 바꾸는 ‘더블 스위치’를 가동했다.

이는 대성공아었다. 임동혁은 21-20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한국에 승기를 가져왔다, 이어 22-20에서 이상현(우리카드)이 상대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고 상대 범실까지 더해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한국은 14일 오후 2시 일본과 대회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파리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일본도 이번 제천 대회에는 2진급 선수들을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