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고규필 "귀여움 비결? 한 살때부터 같은 얼굴" [인터뷰]②

김보영 기자I 2023.06.02 18:03:39

'범죄도시3' 초롱이로 활약 톡톡…러블리 매력까지
신스틸러 노린 적 없지만…예상 밖 모습 보이려 노력
"평생이 다이어트, 실패해서 문제…30kg 요요에 현타"

(사진=빅보스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범죄도시3’ 배우 고규필이 ‘신스틸러’라는 세간의 수식어와 어느새 치명적인(?) 매력으로 자리잡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고규필은 ‘범죄도시3’ 개봉 3일째인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고규필은 아역부터 시작해 연기 인생 30년, 학업 기간 9년을 제외하고 인생 대부분을 연기와 함께한 베테랑 배우다. 역할 비중이 높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열혈사제’, ‘카이로스’, ‘홍천기’, ‘연모’, ‘형사록’을 비롯해 영화 ‘원더풀 고스트’, ‘정직한 후보’, ‘방법: 재차의’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넘치는 연기로 신스틸러로 활약해온 고규필. 사실 그는 감독들과 동료 선후배 배우들, 콘텐츠를 많이 감상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미 친숙한 얼굴, 연기 잘하는 배우로 존재감을 꾸준히 다져왔다, 꾸준한 다작으로 내공을 쌓아왔던 그의 포텐이 이번 ‘범죄도시3’에서 초롱이 캐릭터로 제대로 터졌다는 반응이다.

고규필은 특히 함께 작업한 감독들이 하나같이 아끼며 극찬하는 연기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이에 대해 “감독님들도, 기자님들이나 대중께서 ‘신스틸러’라고 좋게 이야기해주시니 감사하다”면서도, “적어도 내가 나오는 장면만큼은 시청자나 관객들이 지루하시지 않게, 못난 점 없게 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다만 ‘신스틸러’가 되겠다고 일부러 노리는 마음을 가진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뭔가를 의도해서 노리고 행동하면 항상 다 망해왔다”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뭔가 더 잘해야지 힘을 줄수록 결과물은 썩 좋지 않았다”며 “특히 ‘범죄도시3’에선 대본에서부터 초롱이 역할이 너무 좋게 잘 나왔다. 그래서 제일 먼저 생동에 옮긴 건 캐릭터 연구가 아니라 흥분한 내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었다. 오버하지 않고 원래의 나답게 캐릭터를 잘 풀어내기 위해 내려놓고 가라앉혔다”고 떠올렸다.

그런 그도 연기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고규필은 “나름 꾸준히 작품을 한다고 했는데도 일이 없어 쉬는 날이 훨씬 많았다”며 “사실 30대 초반에 일이 하도 없어서 그만둘까 잠깐 생각한 적도 있었다. 당시 한 감독님이 스태프 일을 제안해주셔서 용돈벌이로 체험 삼아 도전해본 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더라. 적성에 안 맞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내가 또 많이 게으르다. 용기도 많이 없다”며 “다른 사람들은 좀 안 되면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할 생각을 하는데 그럴 깡조차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 다행인 건 운이 좋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힘들 때 좋은 기회들을 얻어 여기까지 왔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연기를 하며 대체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고도 전했다. 고규필은 “현장에 나가면 연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제게 연기는 돈도 벌 수 있는 즐거운 놀이이자 게임”이라고 열정을 내비쳤다.

특유의 표정과 동글동글한 외모로 자신을 귀여워하는 일부 감독 및 팬들의 반응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고규필은 “제 얼굴이 태어난 직후 한 살 때부터 쭉 이 외모”라며 “자라면서 얼굴에 변화 과정이 없다. 지금 외모가 한 살 때 얼굴 그대로라 보시면 된다. 나이 들면 나잇살이 빠지면서 좀 달라질 거라 기대했는데 변화는 없더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푸근한 인상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다이어트를 시도해왔다고도 고백했다. 고규필은 “저는 사실 계속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다만 30년 넘게 계속 실패를 거듭하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해 포복절도케 했다. 그는 “예전에 한 번 작품과 관계없이 3개월 만에 30kg 가까이 엄청나게 체중을 감량한 적이 있다”며 “그러다 영화 ‘마더’ 오디션에 합격해 합류하게 됐는데 봉준호 감독님이 제 모습을 보시더니 ‘예전 모습처럼 살을 다시 찌우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촬영 2~3개월을 남기고 운동을 안 했다. 별도의 노력 없이 2주 정도 다이어트 전 원래 살았던 방식으로 살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30kg가 도로 쪘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 때 요요의 벽을 체감했다. 3개월간 힘들게 뺀 살이 2주 만에 원상복구되는 과정을 겪으며 짙은 현타도 왔다”고 덧붙였다.

한때 연기를 그만두라고 말리셨던 부모님도, 힘든 시기를 극복해 꾸준히 작품이 들어오는 아들의 행보를 이젠 자랑스럽게 여기신다고. 고규필은 “예전에 한참 일이 없을 때 어머님이 연기를 반대하신 적이 있다”며 “모든 집이 그렇지 않나. 아침밥 먹을 때 부모님의 잔소리 포텐이 폭발한다. 그 때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머님이 당시 고기집을 운영하셨었는데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어머니를 최대한 피해다닌 적도 있었다”며 “어머니 주무실 때쯤 귀가했고, 아침에는 어머니가 가게 나가실 때까지 일어나지도 않았다. 한 번은 어머니가 내가 자는지 확인하려 ‘엄마 나간다’란 말만 7번 하고 나가신 적도 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다행히 어머니가 지금은 아들의 직업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는 든든한 지지자가 됐다. 고규필은 “저희 가족은 사실 제가 ‘범죄도시’ 시리즈에 나왔다고 특별히 좋아하시는 것 같진 않다. 그저 아들이 꾸준히 연기자로서 일을 지속한다는 사실을 기뻐해주신다”며 “어디 가도 자랑거리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도 많이 하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범죄도시3’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는 근황도 덧붙였다. 고규필은 “얼마 전 핸드폰을 바꿨는데 주변 친구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하도 많이 받아서 금방 배터리가 닳더라”며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얼떨떨하지만 정말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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