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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현지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선발기회가 온다면 좋겠지만, 내 임무는 팀이 힘들 때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개막전 로스터에 들지 못하고 ‘대체선수 캠프’에서 계속 기회를 노려왔다. 그러다 시즌 개막 후 한 달도 안 된 지난달 27일 LA에인절스를 상대로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갑작스러운 등판이었음에도 4⅓이닝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어 1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선 더 빛나는 투구를 펼쳤다. 3회에 구원투수로 나와 4⅓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최고 승률을 자랑하는 보스턴의 맹수 같은 타선도 양현종 앞에선 얌전한 고양이가 됐다.
양현종은 구원투수로 나선 2경기에서 8⅔이닝 동안 2실점만 허용하는 눈부신 투수를 펼쳤다. 당연하게도 텍사스 구단 안팎에선 양현종에게 선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는 에이스인 카일 깁슨(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6)을 제외하고 아리하라 고헤이(2승 3패 5.76), 조던 라일스(1승 2패 7.39), 데인 더닝(1스 1패 3.97), 마이크 풀티네비츠(1승 3패 4.61) 등 다른 선발투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현종의 선발진 합류는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댈러스 지역지인 더 댈러스 모닝 뉴스는 “텍사스가 임시 선발 카드를 쓴다면 양현종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양현종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으며, 최근 두 차례 불펜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양현종의 선발 기용을 팀 내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면서 “양현종도 등판 일정을 알아야 하는 만큼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발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현종은 MLB 선발 등판 기회를 기다리면서도 보직에 얽매이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난 등판 경기에선 코치진이 주문한 이닝을 채워 만족스러웠다”면서 “앞으로도 임무를 잘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첫 등판에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 더욱 나은 구위와 내용을 보여준 양현종은 “특별한 차이는 없었지만(두 번째 등판 때는)첫 등판 때보다 편안하게 던졌다”면서 “편안한 마음에서 좀 더 자신 있게 공을 던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오랜 기간 선발투수로서 적응했던 양현종으로선 갑작스레 구원투수로 적응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1이닝씩 던지면서 적응했다”며 “몸을 빨리 풀어야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는 건 조금 힘들지만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프링캠프 때부터 계속 계투로 출전해서 현재는 특별하게 힘든 점이 없다”며 “마무리 투수인 이언 케네디가 ‘자신있게 던지라’며 친근하게 잘 대답해주고 도움도 많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양현종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가족을 항상 보고 싶다”면서 “가족들이 한국 생각을 하지 말고 잘 적응 하라고 한다. 아내, 가족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어서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아직 빅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루키’ 신분이다. 멀리 목표를 세우기보다 한 경기 한 경기 기회가 올 때마다 인정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양현종은 “아직은 한국을 대표해서 던지는 입장이 아니다”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면 한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 속에 공을 던지겠지만 지금은 팀을 위해 공을 던져야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