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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출신 김민별(20)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기다렸던 첫 우승의 갈증을 씻어냈다. 경기감각을 믿고 공격적으로 친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골라내며 18점을 획득해 최종합계 +49점으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 방신실(+47)과 정윤지(+45)의 추격을 뿌리치고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 대회는 KLPGA 투어 대회 가운데선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열렸다.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 등 각 홀 성적에 따라 정해진 점수를 부여해 합산 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타수를 잃었을 때 감점보다 타수를 줄일 때 받는 보상이 더 커 공격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이 대회 우승자에겐 ‘공격형 골퍼’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선두에 4점 뒤진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김민별은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순위표를 뒤흔들었다. 특히 4번홀부터 7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한 게 우승의 발판이 됐다. 이어 9번홀까지 전반에만 버디 5개를 뽑아내 10점을 추가하며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김민별은 후반에도 버디 4개를 더해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민별은 “이 경기가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이고 버디를 많이 해야 우승할 수 있어 첫날부터 공격적으로 경기했다”라며 “사흘째까지는 퍼트하기 편한 곳을 공략하다 오늘은 퍼트감도 좋아서 무조건 홀을 향해 쳤던 게 우승에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민별은 나흘 동안 버디 26개를 잡아냈고 보기는 3개만 적어냈다.
52번째 대회에서 첫 승을 신고한 김민별은 일찌감치 주목받은 유망주다. 지난해 데뷔해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3회를 포함해 톱10에 12번 오르면서 방신실, 황유민의 추격을 제치고 신인왕에 이름을 올렸다.
루키 시즌부터 막강한 실력을 발휘한 김민별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먼저 골프를 배워 선수 생활을 했던 언니를 따라서 연습장에 갔다가 매력에 빠졌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주니어 상비군으로 뽑혔고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만 20차례 이상 우승했다.
김민별은 스포츠 유전자도 타고났다. 아버지 김판형 씨는 국내 카누 1호 국가대표 출신이다. 김 씨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양희영의 부친 양준모 씨와 함께 카누 국가대표 생활을 했다. 김 씨는 딸이 골프 선수의 길을 택하자 골프연습장을 하면서 지원했다.
2년 차 시즌을 시작한 김민별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탄탄한 실력을 검증받은 만큼 적어도 1~2차례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올해도 빨리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2개 대회에 나와 5번의 톱10에 만족했다.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도 있었다.
이날 우승은 김민별을 향한 의구심을 모두 씻어냈다. 김민별은 “꿈에 그리던 첫 승을 하게 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라며 “마음 같아선 남은 대회를 다 우승하고 싶다. KLPGA 투어에서 우승을 더 한 뒤에는 LPGA 투어에도 도전해 보겠다”라고 또 다른 계획을 밝혔다.
김민별은 2022년 이가영 이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방신실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47점으로 2위, 정윤지는 3위(+45점)를 기록했고, 유현조와 박혜준이 +44점으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상금랭킹 1위 윤이나는 최종합계 +38점으로 김재희와 함께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쳐 대상 경쟁에서도 박현경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익산 출신으로 고향 팬들의 응원을 받은 박현경은 공동 11위(+37점)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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