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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은 29일 고양 오리온의 4승2패 승리로 막을 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의 MVP로 선정됐다. 이날 전주 KCC와의 6차전에서 이승현은 36분여를 뛰면서 14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승현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6경기에서 평균 32분31초를 뛰며 14.2점을 넣고 리바운드 5.5개, 어시스트 2.2개를 기록했다.
이승현이 더욱 돋보인 것은 수비다. 이승현은 자신보다 20cm 이상 큰 KCC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cm)을 시리즈 내내 완벽하게 막았다. 이승현의 수비에 완벽하게 차단된 하승진은 6차전에서 겨우 8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이승현을 위한 시리즈였다. 고려대 졸업 후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리온에 지명된 이승현은 지명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프로에서도 두목 호랑이가 되겠다”고 큰소리쳤다.
당시에는 신인의 패기 어린 허세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막상 2년도 안된 이 시점에서 이승현은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지켰다. 지난 시즌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받은데 이어 올해는 오리온을 14년 만에 정상에 올리면서 자신은 챔피언결정전 MVP에 우뚝섰다.
이승현은 “난 운이 좋은 선수인것 같다. 프로 두 시즌만에 우승해 기쁘다”라며 “처음 지명됐을때 KBL에서도 두목이 되겠다고 했는데 목표에 한발짝 다가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작년부터 승진이형을 계속 맡아서 수비는 자신 있었다. 승진이의 동영상을 보면서 많이 연구했다”며 “감독님이 나를 믿어줬기 때문에 그런 자신감으로 수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선배들을 제치고 자신이 MVP로 선정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현은 “나 보다는 (김)동욱이형이 진짜 MVP인 것 같다. 동욱이형이 나보다 더 힘들텐데 외국인선수를 잘 막아줬다. 끝나고 정말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게 말해줘 기뻤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을 ‘아직 부족함이 많은 선수’라고 겸손하게 밝힌 이승현은 “키가 작다, 느리다라는 수식어 따라다닌다. 스트레스도 받았다. 하지만 키가 작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기술적으로나 여러가지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