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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7’은 19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케빈오와 천단비의 결승전을 선보였다. 심사위원 점수에서 다소 앞섰던 천단비를 케빈오가 문자 투표 등 다른 변수로 눌렀다.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는 배경이나 훈훈한 외모, 기타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의 면모 등을 비교해 ‘제2의 로이킴’이라 불리며 케빈오의 성공에도 많은 이들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오디션 강자=고음 강자, 공식 깼다
케빈오의 우승을 두고 축하하는 분위기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많다. 이번 시즌으로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배출되지 않을까 기대가 컸다. 천단비는 여성 최초 ‘결승 진출자’의 문턱을 넘은 결과에 만족하게 됐다. 윤종신 심사위원이 케빈오를 두고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네가 하는 음악,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노래가 대중성과 거리가 좀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것과 달리 천단비는 한국인의 감성에 최적화된 무대를 선보였던 터라 더 큰 희망이 실리기도 했다. 오디션에서 유리한 선곡은 ‘고음 파트가 강한 노래’라는 일종의 공식도 있었지만 ‘슈퍼스타K7’ 결승전에선 달랐다.
케빈오는 자율곡 미션에서 ‘무려’ 자작곡을 불렀다. 첫사랑에 대한 마음이 담긴 곡. 음악을 그만 두려 마음 먹기 직전에 쓴 노래라 의미가 더 컸다. 윤종신과 백지영 심사위원은 그런 배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사람들이 모를 곡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무대에서 부르겠다는 자신감을 엿봤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 지난 시즌에서 송희진이 불러 화제가 됐던 박미경의 ‘흐린 기억 속에 너’를 부른 천단비 무대 못지 않았다는 평이 쏟아졌다. 폭발적인 가창력, 내지르는 고음에 압도됐지만 결국 자기 개성대로 노래하고 자기 멋에 취해 기타를 튕기던 케빈오가 오디션의 승자가 됐다.
△투표 참여=여성>남성, 한계 또 봤다
대부분의 경쟁이 문자투표에서 호와 불호가 갈리는 양상을 쉽게 드러냈다면 케빈오와 천단비는 단정짓기가 어려웠다. 사전 온라인 투표 집계를 볼 때마다 천단비와 케빈오는 근소한 차로 앞뒤를 다퉜다. 실력으로 봐도, 인기로 봐도 비슷한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스타일로 노래를 했기 때문에 우승자를 점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던 배경이다.
그럼에도 결정적인 부분은 문자투표였다는 분석이다. 투표에 참가하는 비중은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높은 편. 여성 팬들의 지지율을 봤을 때 케빈오가 천단비를 앞서왔다. 결승전 문자투표에서도 천단비가 이런 부분에서 케빈오보다 지지를 받지 못했을 거란 예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심사위원 점수에서 케빈오가 천단비보다 뒤쳐졌지만 그 간극을 문자투표로 뒤집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초 여성우승자를 기대했던 대중은 “여자의 투표 참여율이 높은데 당연히 여자보단 남자 참가자가 점수를 유리하게 받을 게 분명하다”며 실망하는 눈치다. 이런 보이지 않는 공식이 계속 이어진다면 ‘슈퍼스타K’에서 여성우승자를 기다리는 일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게 맞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 당락을 좌우할 심사 체계에 대한 고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