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더러버'· '슈스케' 동성애 평행이론? '기억해, 브로크백~'

양승준 기자I 2015.04.10 14:24:49
Mnet 드라마 ‘더러버’와 2010년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슈퍼스타K2’. 두 방송에서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속 음악과 장면이 ‘동성애 코드’를 부각하기 위한 소품을 활용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기억해, 이 노래, 동성애가 눈 뜨는 순간’.

동거를 소재로 한 Mnet 새 드라마 ‘더러버’(TheLover). 극 중 인물인 이준재(이재준 분)와 타쿠야(타쿠야 분)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마다 나오는 노래가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1’이다. 고(故)히스레저와 제이크 질렌할이 동성애 연기를 보여줬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 O.S.T 수록곡이다. 이 노래는 이준재와 타쿠야가 서로 뜨겁게 쳐다보는 장면 등 지난 3일과 10일 1·2회 모두 흘렀다. 동거하는 두 사내의 동성애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쓰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따로 있다. ‘더러버’를 연출하는 김태은 PD가 ‘동성애 코드’를 방송에 잘 활용하는 제작자라서다. 김 PD는 지난 2010년 Mnet ‘슈퍼스타K2’에서도 ‘브로크백 마운틴’을 패러디해 ‘동성애 코드’를 방송에 녹였다.

당시 주인공은 존박과 허각. 제작진은 두 사람을 제주도로 데려갔다. 존박과 허각은 챙이 넓은 모자 등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말에 올랐다. 대자연에서 사랑을 키운 ‘브로크백마운틴’속 에니스(히스 레저 분)와 잭(제이크 질렌할 분)의 모습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슈퍼스타K2’ 제작진은 “이 말이 커플 말”이라고 알려주며 ‘동성애 코드 밑밥’을 깔아놓은 상황. 존박이 “형, 원래 이런 건 신혼여행 와서 하는 거 아냐?”라고 낯설어했지만, 허각은 “그래도 너랑 둘이 와서 좋다”고 농담해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냈다. 네티즌은 방송 후 트위터에 ‘브로크백마운틴 코스프레’ 등의 글을 올려 ‘슈퍼스타K2’ 속 동성애 코드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당시 두 사람은 ‘슈퍼스타 게이 커플’로 불리며 치열한 노래 경쟁 뒤 ‘동성애 코드’로 엉뚱한 웃음을 주기도 했다.

10일 방송된 Mnet ‘더러버’ 속 장면(사진=방송캡쳐).
김 PD는 짖궂은 ‘19금 예능’에 제작에 탁월한(?)연출자 중 한 명이다. ‘더러버’에서의 동성애코드 연출은 더 과감해졌다. 9일 방송에서 그림자로 두 사내가 성행위를 하는 착각을 주는 장면을 보여준 게 대표적인 예다. ‘더러버’ 관계자는 10일 “‘더러버’가 동거드라마지만 성 얘기뿐만 아니라 동거하며 벌어질 수 있는 생활공감형 이야기가 더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더러버’ 두 번째 방송(9일)은 첫 회보다 성적 농담과 행위를 연상케 하는 대사와 장면이 대폭 줄었다. 대신 같이 살며 벌어질 수 있는 음식 간 맞추는 문제 등 일상 얘기를 살려 소소한 웃음을 줬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