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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올 시즌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지만 한 경기 4안타는 한 번도 없었다. 시즌 첫 번째 한 경기 4안타 활약이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나왔다.
박병호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9-6 승리를 거두고 준PO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데일리 MVP에 뽑힌 박병호는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 코스메틱 상품을 받았다.
박병호는 사실 경기에 뛰는 것 자체가 기적이나 다름없다. 지난달 정규시즌 경기 도중 주르를 하다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앞뒤 인대가 모두 끊어졌다는 진단이 나왔을 때 모두가 시즌 아웃을 예상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엄청난 정신력과 놀라운 회복력으로 정규시즌 막판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여전히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고통이 뒤따르지만 이를 악물고 달리고 있다.
박병호는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오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가려고 했고 더그아웃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이겨서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날 4안타 가운데는 2루타도 있었다. 7회말 타석에서 좌측 깊숙한 타구를 때린 뒤 2루까지 전력질주했다. 1루에서 멈출 수도 있었지만 팀을 위해 기꺼이 몸을 아끼지 않았다.
2루에 나간 박병호는 황재균의 펜스 직격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와 득점까지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에 인대가 끊어졌던 선수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활약이었다.
박병호는 “다리는 괜찮다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뒤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2루까지 뛸 때도 괜찮았다. 최근에 가장 빨리 뛴 거 같다”며 “그때는 누가 말렸어도 뛰었을 것 같다. 다리 때문에 스톱해서 2루에 못 가면 분위기 면에서 안 좋을 거 같았다”고 털어놓있다.
이어 “2루로 빨리 뛰고 나서 다리 상태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다”며 “원래는 대주자로 교체하려고 했는데 다음 타석이 돌아올 것 같기도 하고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해 그냥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KT는 박병호 외에도 심우준, 조용호 등 부상 선수가 많다. 하지만 아픈 걸 무릅쓰고 경기에 나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박병호는 “한 시즌 동안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큰 그림 그리면서 왔는데 부상으로 시합에 못 나간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며 “다들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더 힘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박병호와 함께 KT 간판타자 강백호도 홈런 포함, 3안타 1타점을 올리며 승리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박병호도 강백호의 활약이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했다
박병호는 “강백호가 좋다. 경기 전 강백호가 즐겁게 야구를 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선수단에 전파해 주길 바랐다”면서 “어제오늘 강백호의 밝은 모습을 보니까 확실히 팀 타선이 살아난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준PO 5차전을 앞둔 박병호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박병호는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고 그때그때 다른 거 같다”며 “오늘 타선을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오늘 좋은 분위기가 . 5차전을 준비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