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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은 28일 방송된 8화, ‘따뜻한 말 한 마디’ 편을 선보였다. 성보라(류혜영 분)와 성노을(최성원 분)의 러브라인이 ‘깨알 에피소드’로 극을 채웠다. 무엇보다 시선을 끈 이야기는 정봉(안재홍 분) 에피소드였다.
정봉은 어린 시절 심장병 수술을 한 설정으로 등장한다. 그 당시 의학 기술로도, 경제적인 사정으로도 쉽지 않았을 대수술이었을 터. 2번의 큰 수술을 견뎠고, 2시간이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을 또 한 차례 치러야 했다. 2%라는 소아 심장병 발병률에 속했던 그라, 실패할 확률이 3% 밖에 되지 않는다는 위안은 소용이 없었다. 그 심정을 아는지라 정봉의 엄마(라미란 분)와 아빠(김성균 분)는 왠지 모르게 가라앉는 집안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보통 집안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우린 역설적인 상황을 경험하곤 한다. 서로가 서로의 속상한 마음을 잘 알고 있을 법 한데 오히려 더 싸우고, 화를 내는 불화를 겪는다. “왜 나한테 화를 내”라고 소리를 치면 “아 나도 속상하니까 그렇지”라고 받아치며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바닥을 친다. 좋게, 따뜻하게, 말 한 마디 건네면 될 일이다. 요즘 사회를 사는 이들은 마음을 표현하는 법, 마음을 보듬어주는 법에 익숙하지 않다. ‘대화하는 법’을 주제로 한 자기개발서가 어느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나 빠지지 않는 이유다.
‘응답하라 1988’ 속 가족은 그렇지 않았다. 아니, 그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가족은 최후의 방패였고, 최정예 아군이었다. 늘 화기애애할 순 없었지만 토라진 엄마, 기운이 빠진 아빠를 자식들이 나서서 챙겼다. 대화가 끊기거나, 없어진 집안 분위기는 방치하고 외면해야 할 존재가 아닌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그 가족에 대한 구성원 간의 무거운 책임감이 ‘가정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정신까지 이어졌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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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했어도 부모는 자식이 태어나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말해왔다. 아이가 크고, 부모의 마음도 컸다. 기대가 크고 실망도 컸다. 수 많은 학원을 다니고, 수 많은 취미활동을 강요받고, 수 많은 시간을 책상에 투자해야 하는 아이들은 그만큼 뒷바라지에 공을 들이는 부모의 진심을 알리 없다. 그 진심을 두고 “감사합니다”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누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나”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 잘 되라고 해온 시간과 돈과 정성의 노력 속에 진정한 대화가 없었던 탓에 부모 자식 간 대들보는 손 써볼새도 없이 기울어진다.
‘응답하라 1988’의 정봉이 정말 약한 체력을 타고나서 부모로부터 ‘건강하게 자라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올해 입시에도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물론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아무리 수술을 앞두고 있는 아들이라고 해도 낙방의 갑갑함을 토로하고 싶은 아내에게 남편은 “그러지 말라” 채근했다. 터벅터벅 방으로 들어가는 정봉의 뒷모습에 “진짜 괜찮다, 기죽지 마라”라고 소리치는 아빠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줬다.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인기였을 때도 우린 요즘 직장인들이 얼마나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았다. “더할 나위 없었다”는 말 한 마디에 위로 받았던 우리다.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윗사람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대리만족했던 2015년은 이제 시대를 초월한 질투를 하게 됐다. 1988년 그 시대에 통했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시청자는 크게 반응했다.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2.2%,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또 한번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2013년 방영한 ‘응답하라 1994’의 최고 시청률을 조용히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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