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은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의 개봉을 앞두고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이제훈은 군생활 10년 후 전역을 앞둔 상황에서, 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내일을 향해 질주를 택한 북한 병사 규남 역을 맡았다.
앞서 이제훈은 지난해 9월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긴급 수술을 받는 일이 있었다. 당시 그는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촬영을 하던 중 응급실에 실려가 허혈성 대장염 진단을 받고 수술을 거쳤다는 소식이 들려져 충격을 안겼다. 특히 평소에 운동 및 건강관리에 각별한 그의 성정이 알려져 있던 만큼 많은 팬들이 그를 걱정했던 바 있다.
이제훈은 “지금보다 앞으로 건강관리는 더 열심히 할 거다. 그때 당시 알려진 병명이 있었지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역시 왜 이렇게 된 건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기에 수술한 상황, 입원했던 당시 계속 의사 선생님들에게 많이 여쭤봤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꺼냈다.
그는 “설명을 들은 바에 따르면, 그건 마치 교통사고같은 상황이었다. 장이 꼬인 상황인데 보통 사람들은 잘 풀린다고 하더라. 하지만 저는 그때 꼬인 장이 풀리지 않았던 거다”라며 “한 두 시간만 꼬여 있어도 장에 피가 안 통해 괴사가 된다고 했다. 그렇게 아픈 순간에 저는 4시간 고통을 참아내고 수술에 들어간 것이니 저로선 여기서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제훈은 “고통을 참기 힘들었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놔주시는데 너무 아프니까 진통제를 계속 놔달라 했고, 어느 순간에는 진통제가 이미 치사량 수준이라 더 놓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며 “그때가 추석이었는데 등산복 입으신 의사 선생님이 저 보자마자 수술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수술 결정한 후 사망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했다. 그 순간 내가 여기서 죽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내가 ‘탈주’를 찍었고 유해진 선배와 찍은 ‘모럴해저드’도 남아있고 ‘수사반장’도 있는데 결국은 완성 못하고 죽는 건가 싶더라. 동의서에 사인 후 잠깐만, 어떻게 남은 것들을 마무리하지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깼는데 살이있더라”며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 그 순간에 내가 인생을 후회없이 살고 있었나에 대한 생각을 짧지만 굉장히 많이 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이제훈은 최근 팬미팅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그가 팬미팅에서 팬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아이돌 댄스 영상 역시 SNS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제훈의 영상을 본 누리꾼들이 댓글 등으로 “이제훈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춤에서도 진심이 느껴진다” 등 반응을 보내 웃음을 유발한 바 있다. 이제훈은 이에 대해서도 “늘 자신이 한해 한해 연기할 수 있는 이유가 뭔지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한다. 나를 좀 더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계시기에 존재할 수 있지 않나 싶다”며 “그래서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히 느껴지니까 팬미팅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나를 찾아오신 팬들을 더 즐겁게 해드릴 수 있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도 정국님의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해 훈훈한 미소를 안겼다.
이제훈은 팬미팅이 끝난 이후에도 3시간 가까이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셀카를 찍는 등 극진한 팬서비스로도 입소문을 모았다. 또 “그렇게 조금이라도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했다. 끝나고 나서 나가실 때도 한 분 한 분 감사한 팬들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 악수하고 셀카하고 인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팬미팅할 때 시간보다 팬들과 헤어질 때의 시간이 더 길기도 했다”며 “팬들이 당황하셨을 수도 있는데 한 분 한 분 다 기억하고 싶었다. 그 마음은 어떻게 보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듯하다. 제가 존재하는 이유에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해주신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애정과 감사함을 표현했다.
‘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