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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네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로저스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89’ 여성 밴텀급(61kg 이하)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이리나 알다나(35·멕시코)를 5라운드 내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50-44 50-44 50-43)을 거뒀다.
2021년 줄리아나 페냐(34·미국)에게 충격적인 KO패를 당하고 타이틀을 잃었던 누네스는 작년 7월 페냐와 리매치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다시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다. 이날 밴텀급 타이틀을 되찾으면서 1차 방어에 성공했다.
경기는 누네스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누네스는 1라운드부터 킥과 펀치를 뻗으며 압박했다. 알다나는 뒤로 물러서면서 수비에 집중했다.
5라운드 내내 누네스가 선제공격을 펼쳤고 알다나는 버티기에 급급했다. 3라운드부터는 누네스가 적절히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알다다는스탠딩과 그라운드 모두 누네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마지막 5라운드에선 알다나를 쓰러뜨린 뒤 마운트 포지션까지 점령했다. 위에서 파운딩을 퍼부으며 암트라이앵글 초크까지 시도했다. 경기 내내 누네스에게 작은 위기도 없었다. 판정 결과 6~7점 차가 날 정도로 일방적인 승부였다.
진짜 충격은 경기 후에 일어났다. 누네스는 옥타곤 인터뷰에서 가위를 달라고 요구했다. 글러브를 감쌌던 밴디지를 가위로 끊었다.
누네스는 챔피언 벨트 2개와 글러브를 옥타곤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누네스는 “난 영원한 더블 챔피언이다”며 “난 오늘 승리로 앤더슨 실바가 가진 타이틀 방어 기록을 넘어섰다. 오늘 밤은 은퇴하기에 완벽한 밤이다”고 말했다.
누네스는 바닥에 놓은 글러브와 챔피언벨트에 입을 맞추고 다시 일어났다. 그는 “엄마가 몇 년 동안 은퇴를 요구했고 아내도 같은 말을 했다”며 “난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일찍 미국에 넘어왔다. 이제 은퇴해서 브라질에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누네스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화려했던 선수 인생을 마감했다. 통산 전적은 28전 23승 5패를 기록했다. 2013년 UFC로 넘어온 이후에는 16승 2패를 기록했다.
2016년 미샤 테이트(미국)를 1라운드 서브미션으로 누르고 여성 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누네스는 이후 론다 로우지(미국), 발렌티나 셰브첸코(키르기스스탄), 크리스 사이보그(브라질) 등 강자들을 잇따라 누르고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2019년 7월에는 홀리 홈(미국)을 1라운드 TKO로 이기고 여성 페더급 챔피언까지 차지하면서 두 체급을 석권하는 위업을 이뤘다.
UFC에서 12연승을 달리며 무적행진을 이어가던 누네스는 페냐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리매치에서 승리한데 이어 이날 경기까지 이기면서 파이터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