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잔디 문제’... 연맹, “공단에 개선 계획 제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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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수 기자I 2025.03.04 19:30:21

이른 개막과 추위로 인해 잔디 문제 대두
감독·선수·팬 모두 불만 속출
연맹 "개선 계획 제출 요청과 실사 계획"
올해 신설된 '피치 어시스트팀' 중요성 커져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에 또다시 잔디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서울시설공단에 개선 계획 제출을 요청했다.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 김천 박승욱이 박수일에게 패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 김천 원기종이 서울 김주성과 몸싸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맹 관계자는 4일 이데일리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공단에 경기장 개선 계획을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다음 경기 전까지 실사 등의 방법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개막한 K리그는 또다시 잔디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무더위로 인해 잔디가 손상됐던 기존과는 달랐다. 이번엔 추위로 인해 그라운드 상태가 최악에 빠졌다.

특히 FC서울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올 시즌 치른 2경기 모두 잔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22일 서울과 FC안양전에서 양 팀 사령탑은 모두 사이드 쪽 잔디가 얼었고 파인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주로 측면에서 뛴 김진수(서울)는 “킥할 때 중심 발을 잘 놓지 못했다”며 “뛰면서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부상 선수가 나오는 걸로 안다”며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야겠지만 다른 방법이 있다면 빨리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9일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울-김천상무전에서도 잔디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 잔디가 파이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제시 린가드(서울)는 방향 전환을 하다가 잔디에 걸려 넘어지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기 후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잔디 상태에 대한 불만과 위험성을 강조했다. 김진수는 “정말 창피하다”며 “몇 번을 얘기해도 변하지 않는데 더 말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 서울 린가드가 슛을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맹 관계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앞서 잔디 상태가 문제 됐던 전주월드컵경기장도 개선 계획을 요청했고 이후 잔디 부분 보식 등을 진행했다”며 “개막에 앞서 다른 경기장도 사진 등으로 현황 파악을 했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경기장은 실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속된 추위는 연맹도 예상하지 못한 요소였다. 앞서 연맹은 이른 개막 일정을 발표하며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월 첫 주까지만 한파 추위가 있다”며 2라운드부터는 한결 포근해진 날씨 속에 경기를 치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추위는 3월 초까지 이어졌고 선수들은 부상 위험 속에 경기를 치르며 불만이 쌓였다. 경기력을 기대하고 현장을 찾은 팬들도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2월 한 달 동안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 날은 보름 정도였고 이 시기에는 없었다”며 “추운 날씨가 확실히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맹은 추춘제 공청회와 그라운드 관리 심포지엄을 차례로 개최하며 시즌 운영 변경을 위한 첫발을 뗐다. 그러나 현재 모습은 추춘제 도입 계획과 현장의 준비 상황이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게 드러났다.

서울-김천의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당시 그라운드 관리 심포지엄에서도 무더위에 대한 대책을 고민했을 뿐 추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연맹 관계자는 “당시 더위에 대한 이슈가 커서 해당 사항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추가 심포지엄이 열리면 추위에 대한 대비 방안도 함께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시즌 개막을 1~2월에 해도 상관없지만 제반 시설이 명확히 갖춰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유럽처럼 열선이 깔려 있어 잔디가 얼지 않으면 겨울에 축구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연맹은 올해 피치 어시스트팀을 신설했다. 피치 어시스트팀은 K리그 경기장 잔디 관리 기획, 개선 실무, 잔디 관리 벤치 마킹, 구단 교육, 경기장 시설 개선 전반을 담당한다. 피치 어시스트 팀장엔 국가기술자격증(조경기사·산업기사)을 보유한 10년 이상의 현장 실무 경력자를 고용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잔디 문제가 불거지면서 피치 어시스트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얼마나 빨리 안정을 찾고 항상 잔디 문제가 심했던 여름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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