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박성광이 영화 ‘웅남이’를 통해 코미디 영화감독으로 힘찬 첫걸음을 뗐다. 영화 ‘웅남이’는 감독과 연기파 배우들이 각별한 인연으로 쌓아올린 끈끈한 케미, 유쾌하면서 따뜻한 스토리텔링으로 극장가에 웃음 훈풍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웅남이’ 기자간담회에서는 박성광 감독과 배우 박성웅, 이이경, 최민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웅남이’는 곰처럼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웅남이(박성웅 분)가 국제적인 범죄 조직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작전 코미디 영화다. 앞서 한 차례 단편영화를 연출한 박성광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상업영화 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웅남이’는 반달가슴곰에서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됐다는 특별한 비밀을 지닌 괴력의 남자 ‘웅남이’가 특유의 짐승같은 힘과 능력으로 국제범죄조직에 대항해 경찰과 공조수사를 펼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웅남이와 똑같이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됐지만, 범죄조직의 수장 이정식(최민수 분)의 손에 길러져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쌍둥이 형제 ‘웅북이’(이정학)와 얽히는 과정들을 코미디와 절도있는 느와르 액션과 버무려 개성있게 담아냈다.
사실 박성광은 본업이 개그맨이지만 대학 시절 영화예술하을 전공한 연출학도다. 2011년 초단편영화 ‘욕’으로 제3회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개막작으로 초청받은 이력이 있으며, 2017년 단편영화 ‘슬프지 않아서 슬픈’을 선보여 제11회 세계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2회 한중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받으며 연출자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박성광 감독은 이에 대해 “저는 원래 연출 전공을 한 사람이었는데 개그맨이 된 케이스”라며 “원래는 연출을 할 사람이 개그맨이 먼저된 셈이다. 이제야 원래의 꿈이던 감독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을 해왔고 그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 ‘웅남이’에는 박성웅을 비롯해 이이경, 최민수, 염혜란,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박성광 감독은 이에 대해 “원래부터 친분이 있던 배우분들도 계시고, 시나리오를 정식으로 제안드린 다음 허락해주신 분들도 계시다”며 “제작사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화려한 라인업 비결을 묻자 “제가 상업영화 연출이 처음이고 배우분들도 개그맨이 영화 연출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증이 많으셨지 않으셨을까,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고 겸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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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차피 나는 ‘빼박’이었다. 처음부터 ‘웅남이’ 시나리오를 나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기 때문에 도망갈 수가 없었다”며 “14년 전 약속이 있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작품 이야기를 나눴고 받은 즉시 출연하겠다고 승낙했다”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이이경 역시 “박성광 형과 예능에서 처음 뵌 뒤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친분을 갖고 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형”이라고 박성광 감독에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부산에서 다른 영화를 촬영하던 중 대본을 받았는데 이미 제 이름이 명단에 올라가 있었다”며 캐스팅 당시를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영화를 계기로 박성광 형과는 ‘형’ 그 이상의 깊은 사이가 됐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지금 이 순간 형이 가장 긴장한 모습을 보고 있는데 영화를 보니 잘 되리라 믿는다”고 믿음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개그맨이란 수식어가 있지만 언젠간 개그맨 박성광을 감독 박성광이 이기는 날이 이기는 날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박성광 감독은 평소 관객들을 웃기는 개그맨이 본업이지만, 영화를 만들 때 만큼은 최대한 웃기는 데 힘을 빼려 노력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박성광 감독은 “지나치게 웃기려는 면에선 힘을 오히려 뺐다”며 “내용에 좀 더 집중했다. 극의 흐름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그요소들을 넣으려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곰이 마늘을 먹고 사람 남성이 된다는 ‘웅남이’의 단군신화 패러디 모티브는 원안이 있는 다른 작가의 아이디어이지만, 코미디 장르 및 이야기의 주된 전개 방식은 박성광 감독 본인의 정체성, 색깔에 맞게 각색을 거쳤다고도 설명했다.
‘웅남이’에서 악역을 맡은 최민수는 박성광 감독이 처음 감독에 도전하는 신인 연출자이지만, 친분을 떠나 작품을 대하는 그의 태도, 진정성을 보고 ‘웅남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최민수는 “사실 작품이란 게 친분으로만 성사되는 게 아니다”라며 “연출자와 배우들에게 작품을 대하는 본능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 연출자와 배우는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성광 감독님과 배우들 모두의 DNA에서 작품을 대하는 좋은 본능을 느낄 수 있었다. 관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순수한 영화가 나오겠구나,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이 되겠구나 생각해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박성웅 역시 함께한 배우들과 박성광 감독 덕에 1인 2역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성웅은 “웅남이 옆엔 말봉(이이경 분)이가 있다. 이이경 배우와 함께 연기를 할 때면 자연스레 웅남이가 됐다. 반면 이정학을 연기할 땐 옆에 이정식(최민수 분)이 있는데, 최민수 형님은 순수하고 좋으신 분이지만 재미가 없다(웃음). 재미가 없으시니 자연스레 이정학처럼 무표정이 나오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평소 호형호제하는 편한 사이인 만큼 박성광 감독과의 현장은 편안했다고 떠올렸다. 박성웅은 “박성광은 배우들과 있을 때 소위 ‘낄끼빠빠’를 잘하는 감독”이라며 “배우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장면에선 상세히 디렉션을 주고 배우들이 알아서 장면을 잘 만들고 시너지를 내고 있을 땐 조용히 빠지며 힘을 실어준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박성웅은 “한국영화가 다시 박스오피스 1위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그 영화가 ‘웅남이’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웅남이’는 오는 22일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