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볼로, '옛 조국' 카메룬에 결승골...'새 조국' 스위스 승리 견인

이석무 기자I 2022.11.24 21:48:33
스위스 공격수 브렐 엠볼로가 ‘옛 조국’ 카메룬과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골세리머니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도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카메룬에서 태어났지만 스위스로 국적을 바꾼 공격수 브렐 엠볼로(25·AS모나코)가 ‘옛 조국’ 카메룬의 발목을 잡았다.

스위스는 24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메룬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엠볼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눌렀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을 넣은 주인공은 AS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엠볼로였디. 엠볼로는 0-0으로 맞선 후반 3분 셰르단 샤키리(시카고 파이어)의 낮은 크로스를 받아 골로 마무리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하는 월드컵 무대에서 기록한 첫 번째 골이었다. 그런데 엠볼로는 썩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굳은 표정으러 어딘가 사과하는 듯 두 손을 올렸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카메룬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엠볼로는 현재 스위스 대표팀에서 뛰고 있지만 나고 자란 곳은 카메룬이다. 1997년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태어난 엠볼로는 5살때 어머니를 따라 카메룬을 떠난 뒤 프랑스를 거쳐 스위스에 정착했다. 2014년에는 시민권을 받아 정식으로 스위스 국민이 됐다.

1년 후 스위스 국가대표에 데뷔한 엠볼로는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최전방 공격을 책임지며 스위스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어릴쩍 카메룬을 떠나긴 했지만 여전히 모국에 대한 미안함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엠볼로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는 내게 아주 특별한 경기”라며 “카메룬은 내 고향이고, 어머니와 아버지, 내 가족이 모두 거기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월드컵 경기고 나는 여기서 행복할 뿐만 아니라 스위스의 일원인 게 자랑스럽다”고 “현재 조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스위스는 특유의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카메룬의 공세를 막아냈다. 슈팅 숫자는 8대7로 비슷했고 유효슈팅은 4대3으로 오히려 카메룬이 앞섰다. 하지만 결과는 골키퍼 얀 좀머(묀헨글라트바흐)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비벽을 구축한 스위스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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