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가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이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서 교수는 “어렸을 때 아무 뜻도 모르고 팝송을 따라 불렀던 것처럼, 수많은 해외 팬이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뜻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어 가사가 담긴 노래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한 건 K팝계의 일생일대 사건과도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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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은 10월 3주차(10월 17일자) 핫100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 이어 ‘새비지 러브’를 빌보드의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두 번째로 1위에 올렸다. 통산 네 번째 핫100 1위의 영예도 함께 안았다. ‘새비지 러브’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곡으로 첫 핫100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영어 가사와 함께 ‘사랑이란 어쩌면 순간의 감정의 나열’ ‘조건이 다들 붙지 난 뭘 사랑하는가’ 등 한국어 가사를 직접 쓰고 가창까지 했다.
방탄소년단의 ‘새비지 러브’ 피처링은 이 노래의 프로듀서 조시 685와 가수 제이슨 데룰로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한국어 가사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아이디어였다고 빅히트 측은 설명했다. 조시 685와 제이슨 데룰로는 빅히트 A&R팀에 피처링 러브콜을 보냈고, 제안을 받은 방탄소년단은 흔쾌히 참여하기로 했다. 녹음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국에서 진행됐다. 프로듀서 조시 685는 미국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은 K팝 같으면서도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다”며 “대중성을 갖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 방탄소년단의 매력 포인트다. 작업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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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비지 러브’는 뉴질랜드 출신 프로듀서 조시 685가 만든 음악 ‘랙스드’(Laxed)에 미국 가수 제이슨 데룰로가 보컬을 더한 곡이다. 지난 2일 발매된 리믹스 버전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제이홉, 정국이 참여했다. ‘새비지 러브’는 핫100 집계 기간(2∼8일) 동안 미국에서 1600만회 스트리밍 됐고, 7만6000건 다운로드 됐다. 다운로드의 경우 전주보다 무려 814%나 증가했다.
빌보드는 통상적으로 리믹스 버전을 단일 곡으로 집계하지만, 이번에는 방탄소년단의 기여도가 커 별도의 곡으로 선정함과 동시에 핫100 1위 아티스트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 측은 “음원 판매량은 대부분 방탄소년단 리믹스 버전에 힘입었고 전체 스트리밍은 방탄소년단이 참여한 버전과 참여하지 않은 버전이 비슷하게 나뉘었다”며 “집계 기간 이 곡의 소비량은 방탄소년단 참여 버전 쪽에 기울어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기존 룰을 바꾸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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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방탄소년단을 두고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아이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새비지 러브’ 덕분에 한국어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처음으로 접하게 될 것”이라며 “음악을 매개체로 외국인에게 한국과 한글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을 넘어, 한국어 교육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