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포인트를 맞은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보이그룹 다크비(DKB) 멤버 디원(D1, 본명 장동일)에게 2023년 활동 소회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디원의 소속팀인 다크비는 올해 터닝 포인트를 맞으며 2020년 데뷔 이후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다크비는 JTBC 보이그룹 서바이벌 ‘피크타임’에서 최종 4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치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에 힘입어 지난 6월 발매한 앨범 ‘아이 닛 러브’(I Need Love)로는 전작 대비 10배가 넘는 음반 초동 판매량을 달성하며 인기 상승세를 입증했다.
최근 서울 광진구에 있는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신사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디원은 “뒤돌아볼 새 없이 앞으로 쭉 쭉 나아가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지냈던 한 해였다”면서 “‘BB’(공식 팬덤명) 분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높여 뿌듯하다”고 말했다.
‘히트곡 메이커’ 용감한 형제가 제작한 다크비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데뷔한 탓에 활동 초기 팀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크로바틱 군무까지 소화 가능한 빼어난 퍼포먼스 실력이 최대 강점인 팀인데 현장 관객과 만날 무대가 많지 않았다.
이찬과 함께 다크비의 공동 리더인 디원은 “답답함이 있던 것이 사실”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실력도 좋고 매력도 넘치는 친구들이 모인 팀이기에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멤버들을 다독여가며 팀워크를 다지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차분히 내공을 다진 끝 빛을 본 다크비는 ‘피크타임’ 종영 이후 미니 앨범 2장과 리패키지 앨범 1장을 내고 쉼 없는 활동을 펼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펼친 일본 단독 제프 투어 공연도 성황리에 마쳤다. 디원은 9월에 펼친 제프 투어를 언급하면서 “멤버들 모두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목말라 있었기에 울컥했던 순간이 많았다”면서 “특히 고국에서 공연하는 게 꿈이었던 일본 출신 멤버인 유쿠가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주제곡 ‘더 웨이브’(The Wave)를 가창한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잊지 못할 경험. 디원은 “개막식에서 대통령님 앞에서 무대하면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살면서 처음 경험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다크비는 지난 10일 새 앨범 ‘힙’(HIP) 활동을 마쳤다. 이들은 컴백 3일 만에 음반 분야 ‘커리어하이’를 찍었고 타이틀곡 ‘왓 더 헬’(What The Hell)로는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 11위까지 올랐다. 뿐만 아니라 다크비는 새 앨범으로 콜롬비아, 브라질 등 여러 해외 음악 차트 순위권에 진입하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디원은 “무엇보다 팀의 정체성인 강한 힙합 퍼포먼스를 보여준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는 데뷔 이후 가장 바쁘게 지낸 한 해다. 뒤돌아볼 시간 없이 쭉 쭉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피크타임’으로 터닝 포인트를 만든 뒤 감사하게도 대표님께서 앨범 활동을 계속해서 할 수 있게 해주신 덕분이다. 팬분들에게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한 한 해였다.
-뿌듯하게 느끼는 활동 성과가 있다면.
△일단 ‘피크타임’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분들에게 많은 인지도를 얻었다. ‘힙’ 앨범으로 전작의 기록을 다시 한번 뛰어넘어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성과도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초동판매량이 ‘피크타임’ 출연 전보다 10배나 증가했다.
△멤버들과 ‘우리가 피크타임을 안 나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얘기를 하곤 한다. 실력적인 부분은 항상 자신 있었다. 저뿐만 아니라 멤버 모두가 매력이 넘치는 친구들이라서 보여줄 기회만 생긴다면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현실이 되어 뿌듯하다.
-‘피크타임’ 출연 전에는 팀 분위기가 어땠나.
△답답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면 안 되니까 리더 역할에 맞게 멤버들을 잘 다독이며 팀워크를 발전시키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일단 에이티즈 선배님들의 ‘멋’으로 꾸민 첫 무대. 감사하게도 참가 그룹 중 가장 먼저 ‘올 픽’을 받았는데, ‘이게 다크비다!’라는 걸 보여줬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3라운드 ‘코코콜라다’(Coco Colada) 무대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해온 것과 다른 청량한 무대이다 보니 고민이 컸다. 결국 안무를 직접 짜면서 우리 스타일대로 밀고 가자는 방향성을 잡았고, 반신반의 느낌으로 무대했는데 감사하게도 조에서 1등을 했다. 답답함을 시원하게 날려준 무대들이다.
-‘아이 닛 러브’ 활동은 어땠나.
△정말 행복하게 활동했다. ‘피크타임’ 이후 첫 활동이었기에 성장했다는 걸 보여드려야 했는데, 다행히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 활동하면서 팬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이전보다 더 많은 분께 인정받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음악방송 사전 녹화를 할 때나 쇼케이스를 할 때마다 팬들이 늘어난 것 보는 게 마냥 좋았고, 놀랍기도 했다. 덕분에 무대 하는 재미도 컸다.
-신곡 ‘말했잖아’를 추가로 담은 리패키지 앨범 활동은?
△새로운 컴백이란 느낌보단 ‘아이 닛 러브’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리패키지 앨범까지 내면서 활동을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다.
△인지도 상승을 체감한 계기 중 하나다. 일본 팬분뿐만 아니라 한국과 다른 국적 팬 분들도 많이 와주셨다. 다양한 국적의 분들이 다크비를 보기 위해 한곳에 모였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공연하는 내내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셔서 감사했다.
-현장이 눈물바다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한데.
△일본 출신 멤버인 유쿠가 마지막 멘트를 하다가 가족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많이 쏟았다. 솔직히 한국에서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 모습을 보면서 모든 멤버가 울컥했다.
-전국체전 주제가도 불렀다.
△감사한 일이자 너무나 영광인 일이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었다. 개막식 현장에는 대통령님도 오셨는데 대통령님의 얼굴이 스크린에 뜨는 순간 엄청나게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최신작인 ‘힙’ 활동은 어떻게 준비했나.
△팀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줄 무대를 준비하는 생각이었다. 타이틀곡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좋아서 멤버들과 1시간 가까이 ‘이번엔 진짜 됐다!’ 하면서 난리가 났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다행히 많은 팬분들이 ‘이게 다크비지!’ 하는 반응을 보내주셔서 기뻤다.
-디원이 생각하는 디크비의 팀 정체성은 뭔가.
△힙합 퍼포먼스다. 그동안 서정적인 감성 R&B 힙합을 주로 선보였는데, 이번에야말로 팀 정체성에 걸맞은 색깔을 제대로 보여드렸다는 생각이다.
△SBS ‘인기가요’의 한 스태프님께서 컴백 무대 사전녹화 때 “노래가 다크비와 너무 잘어울린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게 힘이 많이 됐다. 수많은 아티스트분들을 보는 음악 방송의 스태프분이 그런 얘기를 해주시니 뿌듯하더라. 녹화를 끝냈을 땐 “역시 다크비 무대는 직접 보면 ‘와’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면서 극찬을 해주시기도 했다.
-이번 컴백 전 예기치 않게 멤버 한 명이 팀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 그로 인한 부담이 컸다. 팀의 리더이기도 하고, 메인 보컬이었던 멤버가 빠진 것이다 보니 고음 파트를 제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때 공동 리더인 이찬이가 팀의 멘탈적인 부분을 잘 다잡아준 덕분에 저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난 뒤 재녹음 작업 등을 진행하면서는 멤버들과 서로 칭찬도 많이 해주면서 자신감을 회복하려고 했다.
-‘힙’ 활동으로 거둔 성과는 만족하나.
△음반 커리어 하이도 해냈고, 벅스 음원 차트에서는 11위까지 올랐다. 연말 시즌이라 결방한 음악 방송이 많았던 게 아쉬운 지점이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활동이었다.
-2023년 활동을 축약해서 표현해보자면.
△지치지 않는 마라톤 같은 한 해였다. 아마 혼자였으면 못 했을 거다. 템포는 각자 다 다르지만, 멤버들과 끌어주고 밀어주며 한 해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현 시점에서 다크비의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오르는 것이다. 매 앨범을 낼 때마다 음원차트에서 차트 인을 하는 팀이 되고 싶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분에게 매력과 실력을 알려서 돔 공연장을 꽉 채우는 팀이 되었으면 한다.
-중소 기획사 보이그룹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기가 어려운 게 요즘 K팝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 그것 때문에 ‘우린 왜’ 같은 생각을 하기보단 ‘우린 우리만의 매력을 알리자’는 생각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가장 듣고 싶은 평가는.
△‘퍼포먼스로는 최고다!’라는 평이다. 직접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팀이라는 걸 더 많은 분께 알리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