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사흘’(감독 현문섭)의 기자간담회에는 현문섭 감독과 배우 박신양, 이민기, 이레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다.
박신양은 ‘사흘’에서 죽은 딸을 살리려는 아빠이자 의사 ‘승도’ 역을 맡아 뜨거운 부성애와 흔들리는 신념, 서서히 미쳐가는 광기에 찬 모습들을 섬세하고 폭발적으로 그려냈다.
박신양은 “사실 오컬트 장르에 대해서 그닥 관심이 없었다. 그런 영화를 일부러 찾아본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소재라고 생각을 안 했었는데 이번에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중적으로 그런 영화들을 찾아보면서 느낀 게 이거 굉장히 흥미롭다, 이걸 감정이라고 이야기하기엔 굉장히 강력한 어떤 느낌인데 내가 지금까지 생각한 감정들과는 좀 다른 측면이 있더라”며 “감정이라 하기에는 두려움이 극대화된 감정 같았다. 영화에선 상대방이 분명한데 오컬트 미스터리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극대화될 때 그 효과가 잘 나타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보이지 않는 존재, 그것의 존재를 크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고도 고백했다.
구체적으로 장면을 그려나가는 과정에서 노력한 부분도 밝혔다. 박신양은 “그래서 생각보다 할 이야기가 많았다. 안 어울릴 것 같은 장르가 함께하는 것도 그렇고 안 보이는 존재를 크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많이 했다. 제가 세보니 10시간 짜리 회의를 100회 정도 한 듯.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극 중 부녀로 호흡을 맞춘 이레(소미 역)와 친근한 부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간 과정도 전했다. 박신양은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 우선 이레 씨의 긴장을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긴장하게 돼있으니까. 긴장을 덜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가 이레가 그때 중학교 2학년이었다. 매니저와 어머니, 제작진이 같이 있는 상태에서 연습 시간을 가졌다”고 떠올렸다.
이어 “쳐다보고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기, 하고 싶은 말을 해본다든지, 가까이서 본다든지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또 세상에 존댓말을 쓰는 친한 아빠 딸은 없으니까, 평소 반말을 하면서 연습을 하면 촬영 때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래서 평소에도 반말을 하자고 했다. 제 기억으로는 그거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거 같다. (이레가) 어느 날은 (반말이) 되다가 어느 날은 쌩한 얼굴로 오고 그런 적이 몇 번 있었다. 영화를 위해 했어야 하지만 쉽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사흘’은 11월 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