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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전략을 짜기 보다는 선수 스스로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가장 큰 틀의 테마로 이 부분을 꼽았을 정도다.
주말에 열린 시범경기서 1승1패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무사나 1사 3루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부분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좀처럼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8일 경기도 그랬다. 3-2로 앞선 6회 1사 3루서 최승준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웃 카운트와 득점을 바꿀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무사나 1사 3루서 가장 나쁜 것이 삼진이다. 타구를 그라운드 안으로 보내면 일단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하지만 삼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심지어 뒷 타자에게 부담까지 안겨준다.
그렇다면 최승준은 이날 경기서 마이너스 평점을 받았을까.
결과는 정 반대였다. 최승준은 이날의 히어로였다. 1-2로 뒤진 4회 1사 1,2루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결승타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날 경기서 솔로포를 떄려낸데 이어 또 한 번 장타를 날리며 팀 분위기를 살렸다.
물론 단순히 2타점을 올렸기 때문에 실수가 만회됐다는 뜻은 아니다. 최승준의 현재 위치를 감안했을 때 그렇다는 의미다.
차명석 LG 수석 코치는 “최승준은 이제 막 시작하는 선수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잘못한 것을 지적하기 보다 잘한 것을 칭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잘못돼도 자기 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감독님도 그런 차원에서 최승준에게 지적 보다는 격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준은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 B’의 핵심 카드다. 현재 LG는 3루수 요원으로 영입한 한나한이 근육통 탓에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 정성훈을 다시 3루로 보내 시즌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최승준이다. 그가 1루를 맡아줘야 한다. 단순히 1루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좌타 위주 라인업에 우타 거포로서 무게감을 실어준다면 한나한의 공백을 최소화 하며 개막 이후를 질주할 수 있다.
많은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 되며 그 어느 해 보다 시즌 초반 레이스가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발부터 밀리면 만회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나한 공백은 분명 악재다. 하지만 LG는 그 다음 준비가 되어 있다. 최승준의 불 붙은 방망이가 그 증거다. 지금은 채찍이 아니라 당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