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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드라마와 시트콤 사이
지난 2014년 2월 종영한 KBS2 ‘왕가네 식구들’(연출 진형욱·극본 문영남)은 40%대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작이었다. 억지스러운 설정과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시청자를 들어다 놨다. 마지막 회에는 시간적 배경이 30년 후로 이동했다. 끈금없는 전개였다. 식구들은 한 자리에 모여 각자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말하며 가족사진을 찍었다. 가족의 화합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지만, 개연성의 결여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하얀 가발을 쓴 채 30년 후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낼 정도였다.
◇‘하이킥’, 흑백 화면의 트라우마
작가주의인가, 혹은 제작진의 횡포인가. 지난 2010년 5월 종영한 MBC ‘지붕뚫고 하이킥’(연출 김병욱·극본 이영철)이다. 마지막에 이르러 서로에 대해 미묘한 감정을 가졌던 주인공 지훈(최다니엘 분)과 세경(신세경 분)이 빗길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시트콤이기에 파장은 더 컸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비극적인 결말이었다. 제작진이 직접 나서 “죽음은 개연성 없이 찾아온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흑백 화면과 해당 협찬사 로고는 충격적인 장면을 뜻하는 패러디 요소가 됐다.
◇‘아내의 유혹’, 이정도 권선징악은 돼야
‘막장 드라마의 대모’로 불리는 김순옥 작가. 지난 2009년 5월 종영한 SBS ‘아내의 유혹’(연출 오세강)이 그 시초다. 복수의 화신이 된 구은재(장서희 분)과 악녀 신애리(김서형 분)의 대립으로 129회를 끌고 갔다. 선과 악의 갈등, 극단적인 악인의 등장은 이후 김 작가의 작품에서 되풀이 되는 요소다. 뚜렷한 권선징악도 마찬가지다. 신애리와 정교빈(변우민 분)이 죗값을 치르고자 동반 자살했다. 훗날 바닷가에서 두 사람을 떠올리는 구은재의 뒷모습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파리의 연인’, 허무 결말의 시초
“애기야 가자.” 숱한 명대사를 낳은 SBS ‘파리의 연인’(연출 신우철·2004)은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이다.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매력적인 캐릭터와 맛깔 나는 대사로 풀어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김 작가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벗어나고자 했다. 그동안 모든 이야기가 여주인공 강태영(김정은 분)이 쓴 소설이었다는 결말로 끝났다. 후반부 남주인공 한기주(박신양 분)의 등장을 암시했지만, 뿔난 시청자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반전 엔딩’에 대한 강박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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