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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진행되고 있는 넥센의 스프링캠프. 출국 전 “열심히 하고 오겠다”는 굳은 다짐대로 김병현은 그 어느 누구보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어느덧 국내 복귀 3년차. 그러나 복귀 첫 해 3승8패 평균자책점 5.66, 지난 시즌엔 5승4패 평균자책점 5.26로 팬들의 기대치에는 다소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올해는 연봉까지 6억원에서 2억원으로 크게 깎였다. 자존심 회복도, 그를 위한 변화도 필요한 해다.
일단 김병현은 연습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 올시즌 보직이 선발 대신 불펜 투수로 바뀌기 때문이다. 불펜 등판이 처음은 아니지만 한국 무대 복귀 후 줄곧 선발을 맡아왔던 만큼 스타일의 변화는 필요했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중요한 한 가지 변화가 더 있다. 마음의 변화다. 김병현은 “생각없이 해보는게 이번 시즌 컨셉트다”고 말했다.
전성기 시절 그가 해왔던 그대로 본능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그렇게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바도 있었다. 김병현은 생각에 의해 몸이 움직이기보다 몸이 흘러가는 대로, 몸이 반응하는대로 움직여보겠다고 다짐했다. 그간의 실패가 그의 마음가짐을 변화시킨 계기가 됐다.
김병현은 “지금까지 너무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쓸데없는 생각들이 많았다. 너무 생각을 많이 하니 본능이 없어지더라. 야구가 참 간단한 건데 하나 하나 다 신경쓰다 보니 힘들었다. 물론 한순간에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본능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의 답은 기본, 간단한 것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문제를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욱 깊은 구렁텅이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의 슬럼프 역시 마찬가지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때론 단순한 것들이 답이 될 수 있다. 단순한 방법으로 슬럼프를 빠져나온 선수들도 꽤 많다. 김병현 역시 그를 믿고 있었다. 그가 ‘본능’을 강조한 이유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그간 잘 안됐으니까 변화를 주는 것도 필요하지 싶다. 방법의 전환을 한 번 해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아주 단순한 것들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일단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으로 임한다는 것부터가 좋은 출발점이 아니겠냐”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본능대로 던지겠다.” 2014시즌 명예회복을 노리는 김병현의 의미있는 발걸음이 다시 시작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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