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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세계적인 축구 명장 조제 무리뉴(55·포르투갈) 감독이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8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고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무리뉴 감독은 2016년 5월 루이스 판할 감독에 이어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뒤 불과 2년 7개월 만에 짐을 싸는 신세가 됐다. 무리뉴 감독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맨유 감독직에 부임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EFL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지난해 2위를 차지한 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올 시즌은 특히 최악이었다. 시즌 전부터 선수들과 갈등이 공공연하게 불거졌다. 특히 팀의 간판선수인 폴 포그바와의 불화가 극에 달했다. 경기장에서 무리뉴 감독과 포그바가 설전을 벌일 정도였다. 본인 스스로 ‘스페셜 원’이라고 칭할 정도로 강력한 권위와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스타일이어서 자존심 강한 스타들과 번번이 부딪혔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 갈등이 심각하니 팀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올 시즌 7승 5무 5패 승점 26점으로 6위에 머물러있다. 특히 지난 17일 라이벌 리버풀과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리버풀에게 완전히 끌려다닌 끝에 1-3으로 완패했다. 이날 맨유가 기록한 유효슈팅은 2개에 불과했고 볼 점유율도 30%에 불과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시즌 내내 무리뉴 감독을 옹호하면서 지원했던 맨유 구단측도 결국 인내심에 한계가 드러났고 경질을 결정했다. 포그바는 이날 모리뉴 감독의 해임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SNS 계정에 비웃는 듯한 이미지를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맨유 감독대행을 누가 맡게 될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당장은 마이클 캐릭 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끈다. 맨유의 레전드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맨유에서 선수로 뛰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노르웨이)와 맨유에서 코치생활을 한 마이크 펠란 등이 감독대행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감독 후보로는 구단 안팎에서 하마평이 오가고 있다. 일단 영국 베팅업체들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현 토트넘 감독을 맨유 감독 1순위로 꼽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리그컵 8강전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모리뉴 감독의 경질이 “슬픈 소식”이라고 유감을 표하면서도 “다른 팀에서 벌어진 일은 나와는 상관없다. 난 우리 팀에서 최고의 일을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레알 마드리드를 지난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지네딘 지단과 과거 프랑스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로랑 블랑(이상 프랑스)도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다. 지단의 경우 시즌 초부터 맨유 차기 감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아울러 디에고 시메오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안토니오 콘테 전 첼시 감독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