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싱글 인 서울’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다. 스크린, 안방극장을 오가며 로맨스 장인으로 활약해온 배우 이동욱과 임수정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장현성, 이미도, 이솜, 지이수, 김지영, 이상이 등 베테랑 배우들이 총출동해 유쾌한 서울의 로맨스를 완성한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제작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로맨스로 기대가 높다.
임수정은 올해 ‘싱글 인 서울’ 전에 이미 추석 개봉 영화 ‘거미집’으로 먼저 관객들을 만났다. 촬영은 ‘싱글 인 서울’이 먼저였지만, 개봉을 나중에 하게 된 것. 임수정은 “‘싱글 인 서울’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촬영했어서 방역 수칙들을 전부 지켜가며 촬영한 기억이 난다”며 “연기하는 배우로서 순서상으론 현실적인 캐릭터를 하다가 좀 ‘거미집’을 통해 과장된 장르적 캐릭터로 넘어가는 게 잘 맞았다. 다만 관객들은 거꾸로 이를 보실테니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거미집’은 임수정이 영화 ‘장화, 홍련’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김지운 감독과 다시 만난 작품이다. 특히 ‘거미집’이 개봉한 올해는 두 사람이 처음 함께한 ‘장화, 홍련’이 개봉 2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었다. ‘거미집’은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국내외 평단 및 매체들의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작품성, 배우들의 앙상블을 향한 열띤 극찬과 달리 극장 개봉 후 31만 명의 관객수를 동원하는데 그쳤다. 추석 기대작의 초라한 성적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국 영화의 불황을 실감케 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임수정은 “칸 영화제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 언론 시사회했을 때도 다들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주셨기에 만든 사람으로서 참 기뻤다”며 “창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좋았던 거 같다”고 ‘거미집’의 극찬을 들었던 당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 영화에서 관객이 봐주시는 개봉 스코어는 만든 사람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아쉽다기보다는 이 영화가 시간 차를 두고 언젠가는 더더욱 많은 대중에게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어 “실제로 영화 시장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거미집’과 함께 추석 연휴 때 개봉했던 다른 작품들도 통상적인 추석 연휴 때와 비교했을 때, 예년에 비해 스코어가 많이 나오지 못했다고들 하더라”며 “그래도 좋은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언젠가는 관객들이 어떤 방법으로든 찾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는 신념을 덧붙였다.
‘장화, 홍련’이 개봉 20주년을 맞은 소감도 전했다. 임수정은 “진짜 이런 타이밍이?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타이밍이라 생각했다”며 “장화홍련 개봉이 20주년을 맞은 올해 김지운 감독님과 ‘거미집’을 새롭게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된 것이다.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는 한국 영화, 특히 공포 장르로서 큰 역할을 한 이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어서 지금도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주년 기념해 서울에서도 GV를 하고 부산에서도 열어주셔서 커뮤니티비프에서 특별 상영도 했다. 영화를 오랜만에 봤는데 아직도 그 때 감정이 살아나더라. 그 이후 다른 영화들을 촬영하면서 다른 캐릭터들이 저를 많이 지나갔기에 그 캐릭터에 감정이 안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 영화를 보는 제 마음이 일렁일렁해지더라. 시간이 지나도 좋은 작품에 출연해서 배우로서 큰 운이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싱글 인 서울’은 오는 11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