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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혼자 홈런 3방에 7타점을 몰아친 키케 에르난데스의 원맨쇼에 힘입어 시카고 컵스를 11-1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컵스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1884년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로 한 브루클린 애틀란틱스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다저스는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에 22차례 올라 6차례 우승(
1955·1959·1963·1965·1981·1988)을 차지했다.
이번이 통산 23번째이자 29년 만에 이룬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올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 승률을 기록한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7승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 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승자와 대망의 7전4선승제 월드시리즈를 치르게 된다. 올시즌 정규리그 승률 1위팀인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7경기 가운데 1,2,6,7차전 등 4경기를 홈에서 치를 수 있는 어드벤티지를 갖는다.
반면 ‘염소의 저주’를 뚫고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룬 ‘디펜딩 챔피언’ 컵스는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했지만 다저스의 강력함을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6이닝 동안 1실점만 내주고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진정한 주역은 에르난데스였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멀티 수비수로 팀에 공헌하는 에르난데스지만 이날은 어떤 거포도 부럽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에르난데스는 컵스 선발 호세 퀸타나의 초구 92.2마일 투심을 받아쳐 중견수 뒷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3-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 다시 에르난데스에게 기회가 돌이왔다.
에르난데스는 컵스 구원투수 헥터 론돈의 87.6마일짜리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면서 그랜드슬램이 됐다. 스코어가 단숨에 7-0으로 벌어지면서 일찌감치 슬부가 기울었다.
에르난데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1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9회초에도 컵스의 5번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로부터 투런홈런을 빼앗으며 3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3홈런 타자는 에르난데스가 10번째이자 다저스 타자로는 처음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호세 알투베(휴스턴)가 달성한 바 있다.
다저스 구단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만루홈런을 친 것은 에르난데스가 4번째다. 아울러 이날 기록한 7타점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특히 내샤널리그 타자가 한 경기 7타점을 올린 것은 에르난데스가 최초다.
다저스는 5차전에서 일찍 시리즈를 끝낸 덕분에 4일 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월드시리즈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날 선발로 나온 에이스 커쇼도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로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