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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5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원정 3차전에서 멜버른 빅토리와 득점없이 0-0으로 비겼다.
2차전까지 1무1패의 험로를 걸었던 수원은 이날 비록 승점 1밖에 보태지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성과는 거뒀다.
지난 12일 K리그 개막전을 치른 직후 호주 원정길에 오른 터라 ‘1.5진급’의 젊은 선수들로 ‘로테이션 스쿼드’를 꾸릴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호주 A리그 멜버른과 나란히 승점 1씩을 나눠가진 수원은 다음달 6일 멜버른을 홈으로 불러들여 4차전 리턴매치를 펼친다.
서 감독은 4-2-3-1의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일본프로축구 도쿠시마에서 이번 시즌 영입돼 1차전인 감바 오사카전과 지난 12일 K리그 개막전(성남)에서 교체 투입된 김종민이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세 경기 모두 풀 타임으로 뛴 ‘캡틴’ 염기훈도 역시 선발로 나섰다.
염기훈과 함께 김종우, 지난 2차전(상하이 SIPG) 만회골로 올 시즌 유일하게 골맛을 본 장현수 등 ‘영건’들이 2선을 구축했고, 은성수와 백지훈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수비진엔 다소 변화를 줬다. 우측 붙박이였던 신세계가 왼쪽으로 이동한 가운데 6년 만에 팀에 복귀한 조원희가 자리를 대신했다.
시작은 대등했다. 멜버른은 경기 시작과 함께 탄력이 좋은 우측 풀백 제이슨 거리아의 오버래핑을 앞세워 수원의 골문을 두드렸다. 짧은 패싱과 스피드를 앞세운 수원도 원톱 김종민을 상대 진영 깊숙히 박아놓고 승점 쌓기에 나섰다. 그러나 군데군데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반 11분 신세계의 백패스가 골키퍼 노동건과 사인이 맞지 않아 자살골을 내줄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데 이어 6분 뒤에는 오른쪽 윙어 코스타 바버루시스가 낮게 깔아 올린 코너킥을 골문 앞에 버티고 있던 대니얼 조지예프스키가 벼락처럼 낮은 발리 슈팅으로 연결, 노동건이 밖으로 차내는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수원은 비거리가 긴 노동건이 상대 아크 앞에 떨궈주는 골킥으로 간간히 기습을 노렸지만 두터운 멜버른의 스리백의 벽을 뚫지 못했다.
전반 40분 상대 오른쪽에서 넘어온 공을 염기훈이 상대 수비진의 호흡을 끊는 기습적인 왼발 크로스를 김종우가 머리로 받았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디. 전반 종료 1분 전에는 역시 김종우가 약 20m를 중앙 돌파한 뒤 낮게 때린 중거리 슈팅이 골대 왼쪽을 벗어났다.
팽팽한 균형은 후반 7분 깨지는 듯 했다. 수원은 아크 왼쪽에서 조지예프스키가 올린 크로스를 골문 앞에 버티고 있던 미드필더 아키 톰슨이 머리로 받아 넣어 골망을 흔들었지만 명백한 오프사이드로 판명이 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간에 쫓겨 급해진 멜버른은 두 명의 선수들 교체하며 거칠게 수원을 몰아부쳤지만 조원희가 톰슨의 공격루트를 차단하고 백지훈이 상대 원톱 베사르 베리샤를 꽁꽁 묶어 고비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