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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중량급도 '다게스탄 시대'...안칼라에프-페레이라 리매치 열릴까

이석무 기자I 2025.03.10 11:57:1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제 UFC 중량급도 다게스탄 시대가 열렸다.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마고메드 안칼라에프(오른쪽)가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를 몰아붙이고 있다. 안칼라에프는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진=AP PHOTO
알렉스 페레이라를 꺾고 새로운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마고메드 안칼라예프. 사진=UFC
‘다게스탄 전사’ 마고메드 안칼라에프(32·러시아)가 UFC 최고 인기파이터로 인정받던 알렉스 페레이라(37·브라질)를 꺾고 UFC 라이트헤비급(93kg) 챔피언에 등극했다.

안칼라에프(20승 1무 1패 1무효)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시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3: 페레이라 vs 안칼라에프’ 메인이벤트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페레이라(12승 3패)에게 만장일치 판정승(49-46 48-47 48-47)을 거뒀다.

경기 전부터 안칼라에프는 페레이라의 가장 큰 난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100% 맞아 떨어졌다.

안칼라에프는 왼손잡이다. 서는 방향이 다르다보니 페레이라의 주무기인 카프킥이 잘 통하지 않았다. 레슬링 전략도 주효했다. 테이크다운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클린치에서 니킥과 짧은 펀치로 라운드를 가져갔다.

안칼라에프는 경기 내내 전진했다. 보통은 페레이라가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하지만 안칼라에프는 두려워하지 않고 페레이라를 철창으로 몰았다. 천하의 페레이라도 뒷걸음질을 칠 수 밖에 없었다. 페레이라가 자랑하는 강력한 펀치와 킥은 안칼라에프의 압박에 막혀 위력을 잃었다.

부심 두 명이 48-47로 채점한 것을 보더라도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1라운드는 카프킥을 더 많이 적중시킨 페레이라가 확실히 가져갔다. 2라운드는 안칼라에프가 왼손 스트레이트 펀치로 페레이라를 몰아붙였다. 4라운드도 안칼라에프가 페레이라를 케이지에 몰아넣고 클린치 컨트롤로 점수를 땄다.

결과적으로 3라운드가 승부를 갈랐다. 채점 결과 부심 세 명 모두 3라운드는 안칼라에프의 손을 들어줬다. 전체 타격 숫자는 21대18로 페레이라가 앞섰다. 하지만 부심들은 다리 쪽에 타격을 집중한 페레이라보단 머리와 몸통 쪽에 타격을 넣은 안칼라에프의 공격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판단했다.

페레이라는 5라운드에 나름 반격을 하면서 부심 두 명에게 10-9를 받았다. 하지만 끝내 판정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안칼라에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아주 오랜 세월 추구했던 꿈을 지금 이뤘다. 벨트가 지금 내 허리에 감겨 있다”고 감격했다.

이어 “전략은 압박, 압박, 압박”이었다며 “페레이라의 이전 상대들은 항상 카운터를 노리려고 했지만 나는 내가 압박하고 상대가 카운터를 노리게 만들었고 그 전략은 통했다”고 설명했다.

안칼라에프는 중량급에도 ‘전사의 나라’ 다게스탄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린 주인공이 됐다. 라이트헤비급(93kg)은 UFC에서 헤비급(120.2kg) 다음으로 한계 체중이 높은 체급이다.그동안 다게스탄 출신 챔피언은 경량급에 집중됐다. 라이트급(70.3kg)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현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가 대표적인 선수다. 안칼라에프는 중량급 최초의 다게스탄 출신 챔피언이 됐다.

타이틀 4차 방어에 실패한 페레이라는 판정 결과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안칼라에프가 상대를 펜스에 몰아넣는 건 알고 있었다”며 “이런 경기에 승리를 준다면 이런 스타일의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둘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2차전이 논의되고 있다. 공식 판정은 안칼라에프가 이겼지만 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선 페레이라가 이겼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2차전에서 확실히 승부를 가리길 원하는 여론이 높다.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재대결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라고 말해 사실상 2차전을 인정했다.

안칼라에프 또한 찬성이다. 그는 “페레이라가 원한다면 기꺼이 재대결을 받아주겠다”며 “어쩌면 2차전에선 그가 경기 내내 도망가지 않고 진짜로 싸울지도 모른다”고 도발했다.

페레이라도 복수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SNS 계정을 통해 “2차전에선 (부족했던 부분을) 조정하겠다.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믿어달라. 절대 꿈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타이틀 탈환을 다짐했다.

한편, 코메인 이벤트에선 UFC 라이트급(70.3kg) 랭킹 3위 저스틴 게이치(36·미국)가 2년 만에 또 다시 11위 라파엘 피지예프(29-28 29-28 29-28)를 판정으로 제압했다.

게이치(26승 5패)는 1라운드 피지예프의 보디킥에 고전했지만 2라운드 강력한 오른손 어퍼컷으로 녹다운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1주일 전 손 부상을 입은 댄 후커의 대타로 들어온 피지예프는 준비 기간 부족으로 2라운드부터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졌다.

이날 승리로 게이치는 지난해 UFC 300에서 맥스 할러웨이에게 당한 치욕적인 버저비터 KO패의 기억을 씻어냈다.

게이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다시 돌아와야 했다. 모두에게 내가 세계 3위란 걸 보여줘야 했다”며 “얼마나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다시 올라서고자 하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두 선수 모두 혼신을 다해 싸운 끝에 이번 경기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로 선정됐다. 상금은 각각 5만 달러(약 7237만원)다. 게이치는 UFC 14경기에서 14번의 보너스를 받으며 ‘하이라이트’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게이치가 다음으로 원하는 건 마지막 타이틀 도전이다. 게이치는 UFC 254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게, UFC 274에서 찰스 올리베이라에게 도전해 모두 패한 바 있다.

게이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행보에 대한 질문에 “나는 챔피언 벨트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어 “챔피언은 피지예프와는 완전히 다른 상대”라며 “그와 싸우기 위해선 바로 달리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이트 UFC 회장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게이치는 여전히 세계 3위”라며 “그러니 그가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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