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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우제욱은 K3리그 26경기에 나서 12골로 제갈재민(FC목포)과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상을 받았으나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아쉬운 면이 있다”라며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우제욱의 득점왕이 더 의미 있는 건 초반부터 공격수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팀 사정상 수비수로 뛰다가 시즌 중 최전방으로 이동해 낸 성과였다.
그는 “초반에 부상자가 있어서 감독님께서 희생하자고 하셨고 나도 학창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본 경험이 있어서 팀을 먼저 생각했다”라고 떠올렸다.
그럼에도 팀 성적이 좋지 않자 공격수 복귀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우제욱은 “계속 성적이 안 나니 감독님을 찾아가서 원래 자리로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라며 “감독님께서도 믿어주셔서 이렇게 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공을 돌렸다.
시즌 중 포지션 변경의 어려움에 대해선 “초반에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다”라면서도 “이전에도 경험이 있었고 국내 선수들이 조금 더 빠르고 거친 것 외에는 점차 자리 잡을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우제욱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K4리그 인천남동구민축구단에서 뛰던 지난해 1월 아이슬란드 2부리그 토르 아퀴레이리FC로 이적했다. 아이슬란드 리그에 진출한 첫 한국인 선수였다.
우제욱은 개막 후 3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활약을 이어가진 못했다. 적은 출전 기회 속 8경기 2골 1도움의 기록을 남긴 채 올해 2월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우제욱은 “좋은 조건으로 해외 무대에서 뛰는 유명한 선수도 있으나 나처럼 중소, 변방 리그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라며 “K리그의 선택을 받지 못하거나 방출돼서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부분도 있으나 배운 것도 많아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런 부분이 도움 돼서 이런 자리에도 오게 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우제욱은 롤모델을 묻는 말에 “내 나이가 서른이라 적지 않다”라고 웃은 뒤 “나처럼 힘들게 노력하는 선수도 있으니 다들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오히려 도전하는 이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