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언더피프틴' 긴급 보고회 앞 피켓 등장한 이유 [뒷얘기]

최희재 기자I 2025.03.25 18:19:28

MBN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 대표·PD 참석
성상품화·성적대상화 등 논란 해명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K팝 위상에 걸맞는 감시도 모자란데 어린 나이 데뷔 부추기는 서바이벌 오디션?’

왼쪽부터 서혜진·황인영 크레아스튜디오 공동대표와 용석인 PD(사진=뉴스1)
MBN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와 용석인 PD는 25일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MBN 새 예능 프로그램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자리에는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 황인영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 용석인 PD가 참석했다. 이국용 PD는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했다.

‘언더피프틴’은 글로벌 최초 만 15세 이하 K팝 신동을 발굴해 새로운 걸그룹을 육성한다는 취지의 오디션으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 히트 경연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프로필 사진과 티저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성 상품화, 성적 대상화 아동학대 의혹이 불거지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 시민단체들이 아동의 성 상품화를 우려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25일 오후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가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 현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최희재 기자)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 측이 급히 제작보고회를 연 가운데 이날 현장 앞에는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아미넷) 활동가들의 피켓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미넷 측은 ‘15세 이하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언더피프틴, 걸그룹은 얼마나 더 어려져야 하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방송의 취지를 규탄했다.

아미넷 측은 성명을 통해 “어린 참가자들의 열정과 제작진의 진심이 지금 제기되는 비판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며 “아이돌 산업의 커져가는 영향력과 그 속에서 수많은 아동·청소년들이 꿈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라는 미명 하에 건강권, 학습권, 인격권 등의 기본적인 인권을 위협받는 것이 당연시 되는 현실에 우리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아동을 성적대상화하기 쉬운 경쟁 구도에 놓는 프로그램이 공공연하게 제작·방영될 때 우리 사회가 아동을 대하는 태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된 제도를 보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크레아스튜디오 서혜진·황인영 대표는 여성 아동·청소년을 성상품화, 성적대상화했다는 비판에 대해 그럴 의도가 없었으며 왜곡된 논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1년여 시간 동안 수많은 참가자와 보호자들, 제작진이 진심을 다해 신경써서 준비한 프로그램임을 강조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황 대표는 “15세 이하의 친구들도 꿈과 재능이 있고 주체적이고 열정이 많다. 그런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혹은 제도의 벽 때문에 방치되거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 방송은 기획사와는 달리 대중에게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인 루트가 되기도 하고 주목받지 못한 부분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며 “재능 있는 알파세대의 재능을 키워주는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앞선 오디션들과 다른, 개척되지 않은 장을 열어주는 오디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서혜진 대표(사진=뉴스1)
(사진=MBN)
문제가 됐던 참가자 프로필 사진에 대해 서 대표는 “엄청난 오해가 있었다는 걸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급조했다는 소리를 하실까봐 카톡을 먼저 보여드리겠다”며 화면에 캡처 사진을 띄웠다.

공개된 사진에는 해당 프로필 사진의 디자이너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있었다. 프로필 속 바코드 이미지로 인해 참가자를 ‘상품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바. 해당 이미지에 대해 디자이너는 “학생증 콘셉트여서 그래요”라며 여러 학교에서 쓰이는 학생증 이미지를 첨부했다.

제작진은 프로필 사진에 바코드 이미지를 쓴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이후 디자이너가 ‘학생증 이미지’라고 답했기에 그대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 대표는 “저희는 여기가 학교라고 생각했다. 그 친구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는 학교인데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본인들의 능력을 키우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프로필 이미지 속 참가자들은 교복이나 교복과 비슷한 의상이 아닌 오프숄더, 민소매, 홀터넥 등의 옷을 입고 있는데다 헤어·메이크업을 받은 상태라 학생증 이미지를 쉽게 연상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황 대표는 “자신의 재능을 멋지게 표현하는 걸 반전 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게 기획의도였다”면서 “이렇게 받아들여지만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빠르게 삭제를 했던 부분이다. 제작진도 100% 시청자의 마음을 예상하고 갈 수는 없다. 논란이 있을 때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긴급 제작보고회 말미 서 대표는 “어떻게 방영할 것인지에 대해선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은 지점을 찾아서 결정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저희 의도가 사실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MBN 측은 방영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으나 제작진은 새로운 입장을 통해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지원했으며, 녹화 준수사항을 엄격히 준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