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가영의 View] 숨은 영웅 '소방관'까지…'유퀴즈'가 '유퀴즈' 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가영 기자I 2020.11.12 15:11:49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유 퀴즈’가 ‘유 퀴즈’ 했다. 이번에는 숨은 영웅들인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아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tvN)
지난 1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First In, Last Out(첫 번째로 들어가, 마지막으로 나온다)’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119 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조진영, 등산객을 구조하는 북한산 산악구조대 김진선, 21년차 구급대원 신미애, 속초 산불 진압 구조대 박치우 등이 출연해 소방관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특히 21년차 구급대원 신미애 소방위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홍제동 화재 사건을 언급했다. 신미애 소방위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2001년 홍제동 사건이 있었다. 그때 저희 서였고 비번 날 쉬고 있었는데 새벽에 복귀하라고 연락이 오더라. 택시 타고 가고 있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하더라. 사무실 도착하니까 분위기가 너무 쎄한 거다”며 “홍제동에 화재가 났는데 1층에 누군가가 있다고 해서 여섯 분이 들어갔는데 매물이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미애 소방위는 “그때 제가 들어온 지 얼마 안됐을 때라 ‘주임님 과자 사주세요’, ‘커피 사주세요’라고 말씀드렸던 분들이 계셨다. 그래서 장례식을 하면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홍제동 사건은 화재 현장에서 집안에 남아있다는 아들을 찾으러 들어간 소방대원 6명이 매몰돼 사망한 사건. 그러나 그 아들이 방화범이고 불을 낸 후 몸을 피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신미애 소방위는 “구조됐다는 얘기를 듣고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을때 정말 힘들었다. 단체 장례식을 하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같이 근무하시던 분이 몇년 뒤에 돌아가셨다. 같이 출동하고 그랬던 분인데 그분 돌아가셨을 땐 장례식장을 안갔다. 못 가겠더라. 그래서 그분이 어딘가에 계실 것 같다”고 함께 일한 동료를 잃은 슬픔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안겼다.

산악구조대 김진선 소방장은 한 구조 일화를 회상하며 “벌에 쏘여 호흡 곤란이 왔다고 하더라. 현장을 가니 정신을 못 차리고 계셨다. 구급대원도 같이 올라와서 처치를 다 해드렸다. 헬기도 왔다. 2~3주 후에 전화가 와서 등산 스틱이 비싼 건데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털어놨고 유재석은 “‘감사합니다’가 우선 아니냐. 등산 스틱을 물어보더라도 감사하다고 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분노했다.

마지막 주인공은 대구 지하철 화재 당시 가장 처음에 현장에 투입된 김명배 소방위.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은 192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29년차 소방관으로 일을 한 김명배 소방위는 “참혹하다고 판단도 못할 정도로 참혹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2003년, 그 이후로 지하철을 안 탄다. 근무하는 곳도 거기 인근인데 그냥 그때 상황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불이 무섭지 않느냐”는 MC들의 질문에 김명배 소방위는 “불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딨겠느냐. 그런데 동료하고 수관이 있으니 할 수 있는 거다”며 “열기를 낮추려고 천장에 물을 뿌려도 떨어지는 물에 화상을 입는다. 수관 문제로 관창에서 물이 안 나온 적도 있고 수관을 잡다가 넘어져서 관창이 요동쳐 사람을 치기도 한다”고 현장에서 겪는 고충들을 털어놨다.

또한 29년 동안 근무하면서 잊지 못할 순간들이 많다며 “98년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수난 사고로 먼저 갔다. 동료고 고향 후배라서 애착이 갔는데, 항상 마음에 남는다. 한 친구는 그날 상견례를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며 “그 후유증으로 시신 냄새가 나는 듯해 야간에 잠이 안 왔다. 그래서 구조대에서 그만두게 됐다”고 아픔을 회상하기도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tvN)
동료가 있기에 불로 뛰어들 수 있다고 말한 김명배 소방위는 “동료로서 못 지켜준게 미안하다. 수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게 소방관인데 동료를 잃었다는 게 마음 아프다”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 29년 동안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싸운 만큼 ‘머뭇거리면 안된다’고 강조한 김명배 소방위는 정년이 2년 남았다며 “직장 생활 후회 없이 했고 열심히 했다. 조용하게 취미 생활하고 아내, 자식들과 좋아하는 운동하러 다니려고 한다”며 “소방관이 된 걸 후회해본 적 없다. 적성에 맞고 현장에서 머뭇거려 본 적도 없고. 제 자신을 믿는다”고 천생 소방관의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김명배 소방위의 후배들도 “계장님은 항상 솔선수범 하신다. 현장 나가시면 젊은 대원들보다 더 적극적이시고 저희한테는 안전이 확보되었을 때 진입을 하라고 하는데 당신은 물불 안가리고 들어가시니까 되게 걱정스럽다”, “물불 안가리는 선배님이다. 저도 특히 지하층 화재 현장을 새벽에 들어갈 때는 멈칫 한다. 선배님은 멈칫하는 것 없이 들어가는 동시에 상황 판단을 하고 그러면 저희는 뒤따라 들어간다. 선배님 연세가 되어도 똑같이 할 수 있겠는가. 존경하는 마음밖에 없다”고 입을 모아 존경의 마음을 내비쳤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며 화마와 싸우고 시민들을 구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특집을 마련했다. ‘유 퀴즈’ 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곳에서 힘쓰는 소방관들을 모셔 그들의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특히 절대 잊어선 안되지만 세월이 흐르며 희미해져 가고 있는, 홍제동 화재 사건이나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을 기억하는 소방관들에게 그날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다시 한번 소방관들의 희생을 새기는 시간을 가졌고 의미를 남겼다. 방송의 영향으로 온라인 상에서는 두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고,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유 퀴즈’는 이처럼 잊어서는 안되는 사건들, 그리고 박수 받아야할 숨은 영웅들을 조명하며 매회 감동을 안기고 있다. 때론 화내주고, 대신 울어주고, 함께 웃어주는 MC 유재석, 조세호의 보석 같은 호흡과 의미 있는 특집들의 구성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구축하고 있는 ‘유 퀴즈’. 회가 거듭될수록 프로그램의 진가가 더 빛나는 이유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