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LG배 결승 3국서 또 ‘사석’ 관리 규정 위반…‘고성 항의’

주미희 기자I 2025.01.23 15:45:31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메이저 세계기전 LG배 결승전이 이틀 연속 ‘사석(따낸 돌)’ 관리 규정으로 중단됐고, 커제 9단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커제(왼쪽)와 변상일이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대국을 펼치고 있다.(사진=한국기원 제공)
23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신관에서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이 맞붙은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에서 또 사석을 사석 통에 제대로 넣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경기가 중단됐다.

이날 흑을 잡은 커제는 초반 좌하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큰 손실을 보았다.

불리해진 커제는 우변에서 역전을 노리며 패싸움을 벌였다. 그러던 중 사석을 바둑통 안에 넣지 않고 초시계 옆에 놓는 실수를 또 범했다. 이후 실수를 알아차린 커제는 재빨리 돌을 주워 사석 통에 넣었다.

하지만 다시 몇수 뒤 영상을 통해 이 상황을 파악한 심판이 다가와 커제에게 경고와 벌점 2집을 선언했다.

전날 2국에서도 똑같이 사석 관리 실패로 2차례 경고를 받아 반칙패를 당했던 커제는 3국에서도 경고를 받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심판에게 큰소리로 항의했다.

커제의 항의가 계속되자 바둑판에 검은 덮개가 씌워진 후 대국이 중단됐다.

문제가 된 규정은 ‘사석은 반드시 통의 뚜껑에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기원에서 선수들이 사석 관리를 소홀히 하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도입된 조항이다. 이를 위반하면 심판은 경고를 선언하고 벌점 2집을 부여한다.

전날 커제가 새로 바뀐 경기 규칙을 위반해 반칙패를 당하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새 규칙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이런 패배는 바둑 역사 4000년 사상 처음일 것”, “커제가 어긴 규칙은 경기 진행 실력 자체와는 상관 없는 규칙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1만여 명의 중국 네티즌 중 80% 이상의 응답자가 ‘받아들일 수 없는 규칙’이라고 설문에 답했다.

중국바둑협회도 소셜미디어(SNS)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 바둑 대표단은 현장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사석 배치의 시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판정이 너무 과도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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