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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더블의 대명사' 웨스트브룩, 전설에 도전하다

이석무 기자I 2016.12.14 11:25:40
191cm의 ‘작은 거인’ 러셀 웨스트브룩(가운데)이 연일 트리플더블쇼를 펼치며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농구에서 트리플더블은 완벽함의 상징이다. 트리플더블은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가로채기, 블록슛 중 3개 부문에서 두 자리 수를 기록하는 경우를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득점과 리바운드, 도움, 수비를 모두 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트리플더블은 농구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기록 중 하나다.

지금 미국프로농구(NBA)는 191cm의 단신 포인트가드 러셀 웨스트브룩(28·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돌풍이 매섭다.

웨스트브룩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체사픽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NBA 정규리그 휴스턴 로케츠와의 홈경기에서 27점 10어시스트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이로써 지난 달 24일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7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웨스트브룩 이전에 7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세운 선수는 ‘전설적인 센터’ 오스카 로버트슨(1962년)과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1989년) 단 2명 뿐이었다.

웨스트브룩의 연속 트리플더블 행진은 지난 12일 열린 보스턴 셀틱스와 홈경기(37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에서 어시스트 4개가 모자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7경기 연속 기록 만으로도 웨스트브룩은 이미 전설의 반열에 나란히 섰다고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연속 트리플더블은 끝냈지만 웨스트브룩의 트리플더블 기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바로 시즌 트리플더블에 도전하고 있는 것.

웨스트브룩은 올시즌 24경기에 모두 선발출전해 평균 31.1점 10.9리바운드 11.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한 경기 성적이 아니라 시즌 평균이다. 컴퓨터게임에서나 나올만한 기록을 최고의 무대 NBA에서 펼쳐나가고 있다.

NBA 역사상 시즌 트리플더블은 단 한 차례만 나왔다. 1961~62시즌에 30.8득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오스카 로버트슨이었다. 당시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불과 50여년 뒤 웨스트브룩이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올시즌 24경기 가운데 딱 절반인 12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개인통산 49차례의 트리플더블로 이 부문 현역 선수 최다기록도 가지고 있다. 한때는 ‘더 킹’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통산 45번)가 트리플더블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지금은 웨스트브룩에게 넘겨준 상황이다. NBA 역대 순위에서도 웨스트브룩은 5위에 해당한다.(로버트슨 181회, 매직 존슨 138회, 제이슨 키드 107회, 월트 체임벌린 78회)

웨스트브룩의 고공행진은 아이러니하게도 나빠진 팀 사정이 결정적이었다. 웨스트브룩이 속한 오클라호마시티는 사실 지난 시즌까지 케빈 듀란트가 에이스였다. 웨스트브룩의 기록도 탁월했지만 듀란트의 그늘에 가려진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듀란트가 우승반지를 위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떠나면서 웨스트브룩은 자연스레 에이스 자리를 이어받았다. 키는 작지만 뛰어난 운동능력과 타고난 농구센스로 펄펄 날았다.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웨스트브룩의 원맨쇼 덕분에 듀란트의 이적에도 오클라호마시티는 시즌 초반 15승9패로 서부컨퍼런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체격은 작지만 존재감은 전혀 작지 않은 웨스트브룩이 가장 완벽한 농구선수로 NBA 역사에 각인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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