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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공개된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1970년 실제로 발생한 일본 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 이른바 ‘요도호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만든 블랙코미디물이다.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시작으로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이번 ‘굿뉴스’까지 네 작품을 함께 했다. 넷플릭스와는 ‘길복순’ 이후 이번 협업이 두 번째다.
변성현 감독은 위선적인 관료주의와 계급주의, 진실과 가짜의 경계가 모호한 뉴스, 이념 갈등 등 평소 자신이 현실을 살며 생각해왔던 여러 가지 감정과 문제의식을 ‘굿뉴스’에 담았다. 오래 전부터 블랙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했고, 자신이 느낀 현실에서의 생각들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실화들을 찾다 ‘요도호 사건’을 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굿뉴스’는 공개에 앞서 토론토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넷플릭스 공개 후에도 긍정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영화 찍고 공개되고 나서 주변 관계자분들 감독, 배우들 제작진 등에게 제일 연락을 많이 받은 거 같다. 제 영화 중 가장 좋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서 고마웠다”며 “아쉬운 부분은 모든 작품에 늘 있고 이번 작품도 그렇다. 다만 좀 다른 게 다시 그때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져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는 면에서 이번 작품은 제 능력 안에서 100%를 발휘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전도연과 함께 했던 ‘길복순’이 자신이 처음 하는 시도로서 의미있던 작품이라면, ‘굿뉴스’는 자신이 가진 장기를 전부 모아 해보자는 느낌으로 돌입한 작품이었다고도 부연했따.
‘굿뉴스’는 시청자와의 제4의 벽을 깬 채 상황을 관찰하고 직접 전달하는 인물의 존재(아무개 역)부터 초반부의 긴 내레이션부터 가짜 명언들의 향연, 상상과 현실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전개, 소동극을 방불케하는 연극적 구도와 편집 등 신선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변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이 구성을 착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언들을 먼저 만들어두고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극 중 명언들이 거짓이라는 걸 엔딩으로 구성했다”며 “살면서 가장 느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한 배신감이 꽤 있었고, 어쩌면 내가 느낀 배신감조차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변 감독은 “이 작품을 ‘킹메이커’랑 비교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더라. ‘킹메이커’를 만든 후 제일 후회됐던 점이 있다. 이번에 그 작품이 넷플릭스에 다시 떠서 오랜만에 봤는데 내가 보는 건데도 이 영화가 내 생각들을 관객에게 표현하고 가르치려드는 느낌을 받았다. 제일 후회했던 지점이 그거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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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름조차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 아무개와 야망을 가득 품은 채 입신양명을 꿈꾸는 엘리트 관제사 서고명이란 두 인물이 전면에 등장한다. 실화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자, 영화 속 모든 우스운 상황극의 판을 짠 아무개. 실화에 존재하는 인물을 모티브로 새롭게 각색된 캐릭터이자, 아무개가 짠 판에 굴러들어간 서고명. 두 사람은 언뜻 보면 서로의 대척점에 서 있는 듯 보이지만, 서로가 달의 앞뒷면처럼 공통된 지점이 있다. 두 사람 다 ‘이름’ 있게 살기 위해 이 모든 일들을 거쳤고, 그 일로 얻은 대가가 ‘굿뉴스’(좋은 소식)와 거리가 먼 씁쓸한 결과란 점에서다.
변 감독은 “두 사람이 쏟아내는 각종 명언들을 권위라고 생각했고, 이 영화가 권위를 비웃는 작품이라 생각했다”며 “서고명은 이름을 드높이길 원하며 그로 얻는 권위를 철저히 믿어왔던 사람이다. 반면 아무개는 자신의 이름이 없기에 그런 명언조차 개소리로 치부하는 인물이다. 두 캐릭터에 일부러 대비들을 많이 뒀는데 실은 달의 앞면 뒷면과 같다. 고명이 아무개가 되는 이야기고 아무개가 고명의 이름을 얻는 이야기다. 수많은 앞뒷면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로서 두 사람이 결국엔 같은 인물이란 생각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요도호 사건을 소재로 다룬 이유에 대해선 “이 실화가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구조에 가장 적합한 사건이라 판단했다”며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여러 장르들을 해보고 싶었는데 블랙코미디는 안 해봤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겁이 나서 피했던 장르였다. 대중적으로 사랑받기 쉬운 장르가 아니라 두려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여서 이 기회를 삼아 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으로 장르적으로 가능한 모든 변주를 시도해보고 싶었고, 최대한 원하는 것으로 전부 넣어보고 싶었다고. 그는 “모든 영화는 여러 사람들과 만들다 보면 타협점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이번 작품은 최대한 타협하지 않고 최대한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속 70년대는 이념이 가장 뜨겁게 대립하던 때인 반면, 탈이념 시대라 불리는 지금까지도 갈등과 거짓들이 이어진다”며 “극 중 인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같은 이야길 하고 있는데 이념이 다르단 이유로 부딪힌다. 또 이념을 지키겠단 자들이 그 이념에 위배되는 행동들을 하지 않나. 그런데 그 모든 행동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뉴스로 늘 보는 것들이다. 그에 대해 느낀 생각, 냉소 같은 게 들어간 듯하다”고 설명했다.
연출 포인트에 대해선 “영화 초반엔 생각 없이 웃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중반부부터는 ‘이게 웃어도 되는 건가?’ 싶은 순간이 오고, 마지막엔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구성으로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킹메이커’를 다시 보니 너무 가르치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엔 내 생각이 들어있어도 ‘이러이러한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묻고 싶었다. 웃으면서 보고, 나중에 한 번쯤 생각나는 영화로 남겨지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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