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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은 극중 순진한 가정주부에서 현실적인 변호사로 변모하는 김혜경 역을 맡았다. 마지막에는 정치인의 길을 택한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과 동업자 관계를 맺었다. 이태준과 혼인을 유지하는 대가로 사건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친구에서 연인이 된 서중원(윤계상 분)과 관계는 그대로였다. 극 초반 어리바리한 김혜경을 떠올려 보면 상상하기 힘든 ‘성장’이다.
전도연은 표정, 말투, 몸짓 등 섬세한 연기로 극중 두 남자를 비롯해 시청자까지 매료시켰다. 남편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과정, 새로운 사랑에 대한 혼란스러움,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등 극적인 순간들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차분한 말투와 온화한 표정 뒤에 감춰진 강인함이 드러날 때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냈다. 은근한 여성스러움이 드러나는 의상과 소품, 헤어스타일 등도 방송 내내 주목 받았다.
그의 열연은 동료 배우에게 자극을 줬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유지태는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전도연은 계속해서 ‘진짜’를 찾는다”면서 “자신이 느낀 감정을 타배우가 똑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래서 같이 연기한 남자 배우들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도연과 함께 하는 장면을 찍을 때면 제작진이 어느 순간 숨죽이고 지켜보는 것이 느껴진다.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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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전도연의 숨은 조력이 있었다. 나나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준비했다. 오디션도 수차례 봤다. 김단 역도 5차례 오디션 끝에 따낸 배역이었지만, ‘대선배’ 전도연과 호흡한다는 사실이 영광이자 부담이었다. 나나는 전도연에게 직접 도움을 청했다. 배우고 싶다는 욕심에서 비롯됐지만,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전도연은 나나를 사무실로 불러 직접 대본을 맞춰봤다. 연기를 갓 시작한 나나에게는 큰 힘이 된 경험이었다.
앞서 전도연은 ‘굿와이프’로 케이블드라마 사상 역대 최고 출연료를 받는다고 해 화제가 됐다. 이 정도 결과라면 전혀 아깝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