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스타 인생 2모작..눈물이 감동으로

양승준 기자I 2012.05.30 14:08:56
▲ 온스타일 `가인의 패션왕`과 Mnet `음악의 신` 그리고 MBC `무한도전`의 `타인의 삶` 에피소드와 Mnet `유쾌한 니콜의 수의학개론`(사진 맨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순)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30일자 37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사례 1.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게요." 홍보회사 CEO가 된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가인은 자존심을 내려놨다. 가인은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가인의 패션왕`에서 홍보 일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함께 홍보일을 했던 일반인 직원이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갑자기 일터를 떠나자 고객 눈치를 보며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사례 2. `개그맨·가수에 이어 감독까지`. `만능 엔터테이너` 유세윤의 도전은 계속됐다. 유세윤은 내달 5일 첫 방송 될 Mnet `아트비디오`에서 감독으로 변신한다. 다큐멘터리에서 뮤직비디오 연출까지 할 계획이다.

연예인들이 `인생 2모작`에 빠졌다. 연예인들의 새로운 인생 찾기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 제작이 봇물을 이루면서다. 지난 2008년 Mnet `서인영의 카이스트`를 시작으로 연예인들의 `제2의 인생 찾기`는 리얼 버라이어티 인기 소재로 주목받았다. MBC `무한도전`도 지난 2011년 `타인의 삶`이란 에피소드를 진행해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방송에서는 박명수는 의사로, 정준하는 야구선수로 사는 모습이 전파를 타 화제가 됐다.

연예인들은 무대나 촬영장에서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새 인생 찾기에 나선 연예인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가인은 `가인의 패션왕`에서 업계 관계자에게 "기획 스타일이 촌스러운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카라 멤버 니콜도 Mnet `유쾌한 니콜 수의학개론`에서 수의대생 되기에 도전했다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부족한 지식 때문에 눈총을 받아서다.

이는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놓칠 수 없는 극적 요소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시청자는 스타들의 꾸밈없는 무대 밖 `민낯`을 보고 싶어한다"며 "연예인들의 좌충우돌 새 인생 찾기는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어 매력적인 소재"라고 봤다. 그리고 "연예인들의 일반인 직업 체험은 시청자로 하여금 친근감도 줘 방송 몰입도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예인들도 이미지 변신을 위해 새로운 인생 찾기류의 프로그램 출연에 호의적이다. 온스타일 `런치마이라이프`에 출연한 스타 A 매니저는 "처음에는 연예인도 부담스러워했다"면서도 "무대 위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단순히 웃고 떠드는 예능보다 출연 설득이 쉬웠다"고 했다.
 
이런 흐름은 사회적인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IMF 외환 위기를 겪은 직장인들에게 `인생 2모작`은 낯선 얘기가 아니다. 공무원이 아닌 직장인들에게 `평생직장`의 꿈은 깨졌다. 직장인 대부분은 두 개 이상의 특기나 경력을 관리하며 직업수명주기 연장을 꿈꾼다. 연예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Mnet `음악의 신`을 즐겨 본다는 직장인 박건희 씨(38)는 "이상민이 방송에서 제작자로 재기하기 위해 겪는 굴욕은 조기 혹은 명예퇴직 후 급변화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무시당하는 현 직장인의 설움과 비슷해 공감이 간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