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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삼성 라이온즈는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라는 위업을 이뤘다. 이제 평범한 강팀이 아니라 시대를 선도하는 압도적인 리더의 입지를 다졌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진정한 1등은 더욱 외로운 법이다. 뒤쫓는 경쟁자들과 승부에서 이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이제는 어떻게 이기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승리 외에도 리그를 선도하며 앞선 시스템을 보여줘야 할 책임감까지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보다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 그리고 그런 노력이 한국 프로야구의 전체적인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숙제도 눈에 띈 시리즈였다.
우선 3주간의 준비 기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 상대에 따른 맞춤 전략을 마련하는 준비에 대해선 부족함을 내비친 것이 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였다.
대표적인 예가 우완 에이스 윤성환이었다. 윤성환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시리즈 1차전과 5차전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좋지 못했다. 2경기서 6.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무려 10점이나 내주며 평균 자책점이 13.50이나 됐다.
윤성환은 올 시즌 두산전서 좋지 못한 결과를 남겼다. 1승3패, 5.91의 성적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1차전과 5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이 됐다. 결과론이지만 두산에 대한 새로운 준비는 결국 실패였던 셈이다.
한 해설위원은 “두산전에 약해다 해도 윤성환 정도 선수라면 1차전 선발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 다만 두산에 왜 약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점검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경기 모두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성환과 삼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타격감의 문제도 비슷한 연장 선상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은 1,2차전서 극심한 결정력 부재에 신음했다.
전통적으로 한국시리즈 1,2차전서는 타격감이 좋지 못했던 삼성이다. 어느 팀이나 3주 정도 경기 공백이 생기게 되면 타격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넘어가는 것은 리더의 책임감에 위배되는 일이다.
자체 연습경기 외에는 스케줄을 잡기 어렵다면 뭔가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어느 팀이나 훈련 방식은 비슷하다. 타격감을 잘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 부분이다. 삼성이 만약 쓸만한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더 보유하고 있었다면 보다 압도적인 시리즈도 가능했다. 그러나 시즌 중 교체 된 카리대는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좋은 외국인 선수를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내년 시즌에는 보유 한도가 3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좋은 선수를 뽑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삼성이다. 지금처럼 마치 복권 긁는 심정의 스카우트 시스템으로는 알찬 전력 보강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내년에도 결국 같은 실패를 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삼성은 이번 3연패를 통해 모두의 인정을 이끌어냈다. 이제 그 박수에 책임을 지기 위한 준비가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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