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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은 영화 ‘로비’의 개봉을 앞두고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로비’는 하정우가 ‘롤러코스터’, ‘허삼관’ 이후 세 번째로 선보이는 연출작이다. 하정우가 주인공을 ‘창욱’을 연기한 가운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등이 출연해 B급 유머, 풍자 가득한 앙상블을 선보였다.
김의성은 ‘로비’에서 창욱의 로비 대상이 된 정치권 실세이자 조장관(강말금 분)의 남편인 ‘최실장’ 역을 맡아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개저씨’(개+아저씨) 캐릭터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김의성이 연기한 ‘최실장’ 캐릭터는 오랜 기간 기술업계에 몸담으며 쌓은 구력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뛰어난 행정력과 권력을 겸비한 정치 관료다. 타인을 믿지 않는 냉담함,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웬만한 유혹을 거들떠도 보지 않지만, ‘최실장’에겐 ‘진프로’(강해림 분)란 유일하면서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최실장이 진프로의 영상을 빠짐없이 챙겨본 열혈 팬이기 때문. 진프로의 영상을 10 테라바이트씩 보유하고 매일 같이 이를 시청하며 열망을 키워온 최실장은 접대 라운딩에 진프로를 데려오겠다는 ‘창욱’의 꼬임에 넘어가 일생일대 단 한 번이 될지 모를 기념비적 라운딩에 참여한다.
김의성은 ‘최실장’이 진프로에게 라운딩 내내 집요하게 치근덕대는 모습부터 상대방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팬심을 빙자해 일방적으로 들이대고 플러팅하는 모습을 현실감있게 표현해 웃음과 비호감을 동시에 자아낸다.
김의성은 ‘로비’의 캐스팅에 가장 늦게 합류한 배우로 알려졌다. 김의성은 이에 대해 ‘로비’의 출연을 두고 고민을 길게 했다고 제작보고회 당시 털어놓기도.
그는 ‘로비’의 출연을 처음 망설였던 이유가 비호감인 캐릭터 때문이었냐는 질문에 “캐릭터보다는 이 영화 자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라며 “하정우 감독의 웃음 코드가 너무 하이(high, 높은)해서. 이게 나에게 가능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정우 감독의 유머 코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강하게 있는가 하면 이를 이해하는데 장벽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자신은 후자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일단은 감독 하정우랑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또 후배 하정우와의 서로의 좋은 인연, 오래 쌓은 인연도 있기에 도움이 된다면 돕겠단 마음도 있었다”고 어렵게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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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겪어본 감독 하정우의 강점도 들려줬다. 그는 우선 이번 작품에 대해선 “하 감독의 스타일이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도 안 가고 다른 소리를 하고 그럴 때가 있지 않나”라면서도, “그런데 이 작품에선 분위기가 좀 달랐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주제를 향해 몰아가는 힘이 있었고, 특히 창욱의 ‘신입 로비팀’이 있던 현장이 유독 그랬던 거 같다. 이야기가 단단히 주제를 향해 잡고 흘러간다”고 전작들과 달랐던 ‘로비’의 매력을 강조했다.
감독 하정우의 매력에 대해선 “감독으로서나 배우 하정우로서나 비슷하다. 감독, 배우로서 둘다 선 굵고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는 담대함을 갖췄다. 연출에서도 연기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웬만한 일에 놀라거나 동요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앞으로도 감독 하정우와 작업할 기회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힌 김의성은 “굉장히 재미있는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확고한 길을 가려는 뚝심과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열린 귀를 동시에 가진 배우이자 감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