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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위 우뚝…'흑백요리사', 미슐랭3스타 예능의 탄생[스타in 포커스]

김가영 기자I 2024.09.26 11:51:43

'흑백금수저',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1위 올라
여경래·에드워드리 등 심사위원급 도전자들 다수 등장
안대 심사→팀전 대결로 풍성함 더해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가 보유한 기록처럼, 미슐랭3스타급의 퀄리티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매력적인 출연자와 다채로운 구성, 거대한 스케일을 갖추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1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첫 한국 요리 서바이벌로 주목 받았다. 여기에 요식업계를 넘어 방송가 마이더스의 손이 된 백종원과 한국 유일의 미슐량 3스타 안성재 셰프가 심사위원으로 합류하면서 퀄리티까지 갖췄다.

이 결과 ‘흑백요리사’는 지난 16일(월)부터 22일(일)까지 3,800,000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고 18개국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지난 17일 공개하자마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여경래·에드워드리, 캐비어급 셰프의 도전

국내에서는 ‘한식대첩’, ‘마스터셰프 코리아’ 등 다수 요리 서바이벌이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요리 서바이벌’이라는 포맷 자체 만으로는 새로움도, 큰 관심도 갖지 못한다. 그러나 이 ‘요리 서바이벌’이라는 재료를 어떻게 요리했는지가 중요했다. 공개되자마자 ‘흑백요리사’ 만의 차별화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겼고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방에서 셰프보다 더 높은 게 있다. 재료다.” 지난 7회에서 최현석 셰프가 한 말처럼 ‘흑백요리사’는 좋은 재료를 갖추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방송에서 셰프가 제작진이라면, 재료는 출연진이다. ‘흑백요리사’는 중식 명장 여경래부터 최현석, 정지선, 최강록, 에드워드리, 오세득, 박준우, 파브리치오 등 공개되자마자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유명 셰프들이 심사위원이 아닌 도전자로 다수 출연하며 화제성을 높였다. 요리에서 캐비어 고급 재료 하나 만으로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듯, ‘흑백요리사’는 ‘캐비어’급의 명장들을 다수 섭외하면서 화제성 선점에 성공했다.

여기에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다양한 재야의 고수, 흑수저들이 등장하면서 방송의 풍성함을 더하고 재미를 높였다. 1라운드에서는 ‘유비빔’이 임금님 옷을 입고 징을 치면서 ‘비빔’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 재미를 선사했고, 만화책을 보고 요리를 시작했다는 ‘만찢남’이 신선함을 안기기도 했다. 여기에 배달부터 시작해 요리사가 된 ‘철가방 요리사’, 급식 조리사 ‘급식 대가’, 비건 회로 승부를 본 ‘셀럽의 셰프’ 등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요리를 선보이면서 보는 재미를 높였다.

콘텐츠에선 ‘덕질’이 중요하다. 단순한 ‘흥미’를 넘어서서 ‘팬심’, ‘덕질’이 생겨야 몰입도가 높아지고 화제성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흑백요리사’는 성공했다. 서사가 있는, 캐릭터성이 짙은 출연자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픽’을 만들어냈고 ‘덕질’을 유발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선 숱한 밈이 탄생하기도 했다. ‘흑백요리사’가 새 회차 공개일과 관계 없이 꾸준히 화제를 이어가는 비결이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안대·가면 심사에 팀전까지

‘흑백요리사’의 흥행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다양한 장치를 넣고 섬세한 연출을 통해 몰입도를 높였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안대 심사’였다. 심사위원이 안대를 착용하고 1:1 대결에 나선 백·금수저의 요리를 맛보고 심사를 하는 것이다. 앞서 백종원은 ‘흑백요리사’ 제작발표회에서 “ 안대 쓰는 건 미친짓”이라며 “음식을 먹으면서 안대를 쓰는 건 음식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짓”이라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 장치가 신의 한수가 됐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에서 안대를 쓰고 영문을 모른 채 음식을 넣는 심사위원의 모습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고 이 모습이 짤로 생성돼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얻기도 했다.

또한 심사위원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역할로도 발휘됐다. 사업가 백종원과 셰프 안성재. 도전자들 역시 자신이 요리 방식과 스타일에 따라 심사위원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을 터. 그러나 두 심사위원은 안대를 가린 상태에서도 요리의 재료와 과정, 의도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며 허를 찔렀다. 시청자들에겐 웃음을, 도전자들에겐 심사위원들에게는 평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인정’이 생긴 계기가 됐다.

팀전이라는 미션도 변수가 됐다. 헤드 셰프들이 모인 ‘백수저’ 팀은 팀워크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팀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팀워크를 어떻게 맞춰가야 하는 지를 보여준 계기가 됐다. 또한 비교적 경험이 적은 ‘흑수저’ 팀에게도 반등의 기회를 준 셈이다. 여기에선 100인의 심사위원이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심사위원 백종원, 안성재도 이 가운데 가면을 쓰고 등장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심사위원의 위엄을 고수하기 보다는 때에 따라 재미있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풀어주고 웃음을 안기는 장면들이 오히려 호감도를 높였다

이처럼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들은 다르다. 보통 서바이벌에서는 냉혹한 심사가 오가기 마련이다. 심사위원의 ‘독설’, ‘일침’ 등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흑백요리사’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요리의 완성도가 높든, 부족하든, 입맛에 맞든 안 맞든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갖춘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안기고 그들에 대한 ‘존경’ 또한 만들고 있다.

안성재 셰프는 도전자로 만난 자신의 제자에게 “많이 늘었네”라고 따뜻한 위로를 하는가 하면, ‘급식 셰프’에게는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으로 급식을 만드시는 분. 뭉클했다”며 “맛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백종원 역시 “맛있다”, “대단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며 도전자들에게 응원을 보냈고 ‘유비빔’이 노래를 부르며 밥을 비벼달라고 하자 이같은 요구도 들어주면서 도전자들의 열정에 공감했다. 두 사람은 ‘도전’ 자체가 ‘도전’인 중식 명장 여경래 셰프에게도 마지막까지 정중한 인사를 하고 악수를 건네면서 예의를 갖췄다.

도전자들 역시 상대를 깎아내리기 보다는 존중을 하고 존경을 표하고 응원을 하면서 ‘맛’을 내는 사람들의 ‘멋’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이 ‘흑백요리사’ 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를 넘어 매회 풍부한 서사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 ‘흑백요리사’, 단연 미슐랭3스타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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