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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감독 선임 논란’ 축구협회 직접 조사 나선다

허윤수 기자I 2024.07.16 11:14:40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논란 계속 이어지는 중
문체부 고위 당국자, "이젠 한계에 다다랐다"
축구협회, 올해부터 정부 유관기관 포함... 일반 감사 추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자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체육계 원로 간담회’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체부 고위 당국자는 “그동안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언론에 기사가 나와도 지켜봤다”라면서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라며 “문제가 있으면 문체부 권한 내에서 조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대한축구협회는 약 5개월의 걸친 차기 감독 인선 작업의 결과로 홍명보 감독이라는 답을 내놨다. 외국인 지도자 선임 계획을 밝혔다가 갑작스럽게 국내 지도자로 선회했고 또 현직 K리그 감독을 빼 오며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감독 후보를 추천하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중 한 명이었던 박주호가 선임 과정을 꼬집는 영상을 게재하며 더 큰 비판에 놓였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 홍 감독은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이사는 면접을 진행했던 외국인 지도자와 달리 홍 감독에게는 면접 없이 부탁으로 감독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절차 문제는 자신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이영표 해설위원과 박지선 전북현대 디렉터도 의문을 드러냈다. 이 위원은 이번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지도자를 모셔 올 거란 기대가 있었다며 “다시 협회를 믿자는 이야기를 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저를 포함한 축구인의 한계를 본 것 같다”라며 “당분간 저희는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디렉터 역시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도무지 나올 수 없는 답을 맞이했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절차대로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다”라고 꼬집었다.

홍 감독은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하며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라며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감독 선임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침묵 중이다. 문체부는 사태가 도저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권한 안에서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엄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가 축구협회의 문제를 발견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조처로는 감사 등이 거론된다. 특히 올해부터 축구협회가 정부 유관기관에 포함되면서 문체부가 일반 감사를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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