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이뼈 골절' 실바, UFC 복귀는 가능...문제는 본인 의지

이석무 기자I 2013.12.30 09:04:05
UFC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가 UFC 168에서 열린 크리스 와이드먼과의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레그킥을 차던 도중 정강이뼈가 골절돼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미들급 타이틀전 경기 도중 정강이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앤더슨 실바(브라질)가 선수 인생의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실바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MGM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UFC 168’ 메인이벤트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미국)과 공방을 벌이던 도중 왼쪽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불상사를 당했다.

스탠딩 상황에서 레그킥을 구사한 것이 와이드먼의 무릎과 부딪히면서 사고가 터졌다. 다리가 부러진 것을 직감한 실바는 그 자리에 쓰러져 엄청난 통증을 호소했다. 정강이뼈가 부러진 것이 육안으로 드러날 정도로 끔찍한 장면이었다.

실바는 곧바로 라스베가스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다. 검사 결과 정강이뼈를 구성하는 비골과 경골이 모두 부러진 ‘이중골절’로 나타났다. 실바는 부러진 뼈를 다시 맞추고 고정하기 위해 철심을 박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가 수술을 받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바의 부상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볼턴에서 활약 중인 이청용의 경우와 비교할 수 있다. 이청용은 지난 2011년 7월 연습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살인 태클에 걸려 오른쪽 정강이뼈가 골절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당시 이청용은 끈질긴 치료와 재활 과정을 거쳐 15개월 만에 간신히 돌아왔다. 부상 복귀 후에도 부상 공포와 경기감각 문제로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외롭고 힘든 시간을 겪은 뒤 제 기량을 되찾아 한국 축구대표팀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견인했다.

청용의 사례를 비춰볼 때 실바 역시 복귀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바를 상태를 확인한 현지의료진도 “회복 기간은 3~6개월 정도 걸릴 것이다. 이후 충분한 재활을 거친다면 격투기 선수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UFC 무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08년 12월 UFN 16 대회에 출전한 코리 힐이라는 선수는 데일 하트와의 경기에서 레그킥을 차다가 정강이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1년1개월 만인 2010년 1월 타 단체 종합격투기 대회로 복귀해 판정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과거 K-1에서 활약했던 니콜라스 페타스(덴마크)는 2002년 6월 K-1 서바이벌 대회에서 러시아의 세르게이 구르와 경기를 치르는 도중 레그킥이 무릎에 부딪히면서 그대로 다리가 부러졌다. 이후 한참 동안 선수로 돌아오지 못하다가 3년4개월이 지난 2005년 10월에서야 다시 링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해볼 때 실바의 몸 상태가 선수로 돌아오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바의 의지다. 실바는 이번 와이드먼과의 타이틀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은퇴를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최근에는 프로복서 로이 존스 주니어와의 복싱 대결이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태권도 종목 출전 등 UFC 선수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도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격투기 은퇴 의지를 뚜렷하게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 나이로 39살인 나이도 변수다. 이미 격투기 선수로서 환갑을 훨씬 지난 실바는 최근 경기에서 전성기에 비해 운동능력이나 파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1년 정도 재활을 거쳐 돌아온다고 해도 나이가 40살에 이른다. 은퇴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나이다.

하지만 UFC 무대에서 절대 극강으로 추앙받았던 실바가 이렇게 허무하게 선수생활을 마칠지도 의문이다. 실바가 와이드먼과의 재대결에 나선 것도 첫 번째 패배로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부상이 회복되면 UFC로 돌아와 명예회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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