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전통의 명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감독 알렉스 퍼거슨)와 '환골탈태의 주인공' 맨체스터시티(감독 마크 휴즈)가 '지역 최고 구단'의 자존심을 걸고 일전을 벌인다.
맨유와 맨시티는 20일(한국시각) 오후 9시30분 맨유 홈구장 올드트래포드에서 2009-1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갖고 '맨체스터의 맹주'를 가린다.
1881년 11월12일 시작된 '맨체스터 더비'는 지난 시즌까지 총 151차례 열렸으며, 맨유가 61승49무4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과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신감과 패기의 대결
맨유는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자신감을 앞세워 더비 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발걸음 또한 경쾌하다. 번리와의 2라운드 원정경기서 0-1로 패해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나머지 경기서 전승을 거두며 강호다운 면모를 뽐냈다. 특히나 최근에 우승을 다투는 '포병대' 아스널을 홈으로 불러들여 2-1로 승리해 최상의 분위기에서 맨시티와 마주하게 된다.
맨시티 또한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치른 4경기서 전승을 거둬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블랙번과의 원정경기서 2-0으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울버햄튼(1-0승), 포츠머스(1-0승), 아스널(4-2) 등을 줄줄이 제압했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8골을 터뜨리고 2실점 만을 허용해 안정감 있는 경기력도 과시했다. '주전급 멤버 대부분이 새 얼굴로 꾸려진 만큼 시즌 초반 조직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성적표다.
◇'유다' 테베스의 활약 여부는
맨유와 맨시티의 맞대결이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배경에는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의 거취를 둘러 싼 양 팀의 신경전이 큰 몫을 했다.
지난 시즌까지 맨유 최전방에서 활약한 테베스는 올 여름 '레드데블스'를 떠나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후 맨시티는 맨체스터 시내에 설치한 대형 구단 홍보 포스터 모델로 테베스를 낙점했고, 이에 대해 퍼거슨 맨유 감독이 "맨시티의 처사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라는 비난을 내놓으면서 양 팀 감독의 설전이 시작됐다.
당초 부상으로 인해 맨유전 출전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던 테베스는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로 인해 쫓겨나듯 라이벌 팀으로 떠난 테베스는 과연 맨유 팬들로부터 환영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혹여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친정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선보일까. 맨체스터 더비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주포의 공백 vs 줄부상
양 팀은 공히 또렷한 약점을 드러낸 상태에서 '정면 충돌'을 준비 중이다. 맨유의 경우 '떠나간 주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의 이적 공백이 아쉽다.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발군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5경기서 5골을 기록 중이지만, 동료들의 '지원사격'이 부실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마이클 오언 등 루니의 투톱 파트너 들은 나란히 1골씩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호날두의 포지션을 물려 받은 나니, 발렌시아 등도 적극적으로 공격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루니의 컨디션에 공격력의 상당부분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맨시티는 주전급 멤버들이 줄줄이 결장하게 돼 최상의 전력으로 맞대결에 나설 수 없다. 무엇보다도 4경기서 4골을 터뜨린 '주포'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 아울러 호비뉴, 마이카 리차즈, 스티븐 아일랜드 등 공격 공헌도가 높은 자원들도 부상으로 인해 모두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콜로 투레와 졸리언 레스콧 등 신입 센터백들이 이끄는 수비진이 기대 이상의 방어력을 선보이며 선전하고 있지만, '방패'만으로는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데 휴즈 감독의 고민이 있다.
◇'EPL 빅4' 구도의 운명은
두 팀의 경기는 오랜 기간 EPL의 헤게모니를 장악해 온 '빅4'의 해체 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맨유를 비롯해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을 일컫는 '빅4'는 그간 프리미어리그 1~4위를 독식하며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유럽 무대의 강호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가 천문학적인 팀 운영자금을 앞세워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줄줄이 영입하면서 '돌풍의 눈'으로 급부상한 상태다. 앞서 열린 아스널과의 맞대결에서 맨시티는 무려 4골을 폭발시키며 4-2로 대승을 거둬 달라진 전력을 과시한 바 있다. 만약 맨시티가 지역 더비 상대 맨유마저 잡는다면 '빅4' 구도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맨시티가 강호들을 연파하며 약진할 경우 토트넘, 아스톤빌라 등 다크호스로 여겨지는 클럽들 또한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