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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만난 JTBC ‘나쁜엄마’의 주연 배우 라미란은 진영순을 향한 애정을 이같이 내비쳤다. 영순의 억척스러운 삶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있었다. 어디에나 있는 자식을 향한 모성의 캐릭터지만 배우의 호연과 서사가 더해지면서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냈다.
9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막을 내린 ‘나쁜엄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12%를 거두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첫 방송 시청률이 3%에 불과했다는 점, 방영 내내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드라마가 가졌던 흡입력이 고스란히 시청률 그래프에 녹아들었음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소재만 놓고 보면 자칫 신파로 보일 만한 소재들이다. 자식만을 위한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삶, 기억 상실에 걸린 비운의 주인공이 복수에 성공하는 서사 등은 어디에선가 분명 다뤄진 소재다. 그럼에도 이 둘을 적절히 배합해 진정한 부모 자식 간의 유대와 행복, 우리 사회가 잊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그려낸 이야기 흐름은 참신했다. 지상파에서 모두 철수한 수목극 편성대에서 이 드라마가 빛났던 이유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처음 드라마 홍보 문구를 보면 강호가 기억상실을 회복하는 과정에서의 엄마 희생을 다루는, 신파 쪽에 포커스를 뒀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우리 사회를 돌아 보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기억 상실에 걸리고 7살로 돌아간 최강호(이도현 분)는 극 중 영순은 물론 보는 이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효과적으로 보여준 장치이자 캐릭터였다.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검사가 7세의 지능으로 돌아가 바라본 조우리 마을은 평화롭고 순박한 이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그의 시선은 엄마 영순의 지난 사랑이 비뚤어진 사랑이었음을 효과적으로 비춰주었다.
라미란은 앞선 8일 인터뷰에서 “7살의 강호는 너무 소중하더라”면서 “도현이한테도 ‘사람들이 분명히 7살 강호를 사랑할거야, 오래 남아주길 바랄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회상하기도. 여기에 탄탄한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뒷받침됐다. 조우리 마을 이장을 맡은 배우 김원해와 그의 부인 역을 맡았던 배우 박보경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던 드라마 분위기를 적절히 완급 조절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같은 방송사의 작품 ‘닥터 차정숙’도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두 작품은 두 주인공이 모두 엄마라는 점,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빚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아가 두 드라마 모두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줬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공 평론가는 “OTT 영향으로 최근 자극이 세고 표현이 강한 장르물들 내지는 학원물이 인기를 모았었는데 이러다 보면 사람들의 마음, 심리를 읽어주는 드라마에 대한 갈증이 생긴다”면서 “그렇게 보면 ‘닥터 차정숙’도 그렇고 ‘나쁜엄마’도 그렇고 진솔하게, 마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펼쳤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끌 수 있었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