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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태환’으로 불린 황선우(18·서울체고)는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7초 56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며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황선우의 등장은 박태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한국 수영이 이번 올림픽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다. 한국 경영 선수로는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오르는 쾌거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는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7위에 올랐다. 예선의 1분44초62 성적은 한국 신기록 및 세계 주니어 신기록이었다. 이 같은 뛰어난 성적으로 황선우는 ‘차세대 수영 황제’로 눈도장을 받았다.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이 사실상의 국제무대 데뷔전이었다. 이전에는 2018년 12월 국가대표 후보 선수로 뽑혀 호주 지역대회와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단체전인 계영 800m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게다가 올림픽 규격의 수심 3m 풀에서 제대로 훈련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고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서 주눅들지 않은 채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며 다음 활약을 기대케 했다.
우상혁(24·국군체육부대)은 육상 종목인 높이뛰기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cm의 한국 신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육상의 트랙 및 필드 종목은 한국이 그 동안 국제 대회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분야다. 스피드와 파워를 폭발시켜야 하는 종목의 특성은 신체적 한계로 인해 동북아시아계가 다른 인종을 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우상혁은 단순히 작은 키와 근력 등 신체조건뿐 아니라 ‘짝발’이라는 불리함까지 극복하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상혁은 여덟 살 때 택시 바퀴에 오른발이 깔리는 사고를 당해 오른발이 왼발보다 작다. 키는 188㎝로 높이뛰기 선수 중에는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신체적 한계를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겨냈다. 우상혁의 도약은 특히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의 기대감을 더 높게 한다. 그는 “다음 올림픽이 3년 남았다. 지름길로 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 천천히 한발 한발 준비하겠다”며 “예전엔 동메달이 목표였는데, 뛰어보니까 금메달도 가능할 것 같다. 없었던 자신감이 불타올랐다”는 말로 3년 뒤 파리올림픽을 기약했다.
한국 다이빙의 기대주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도쿄올림픽에서 빛나는 4위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5년 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11위를 훨씬 뛰어넘는 한국 다이빙의 올림픽 최고 기록이다.
내성중 2학년 때인 2012년에 만 14세로 최연소 남자 다이빙 국가대표가 된 우하람은 일찌감치 ‘한국 다이빙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18세의 나이로 처음 출전한 올림픽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한국 선수 최초로 결승에 진출, 11위에 올랐다. 당시 18세로 수영뿐 아니라 전체 한국 남자 선수 중 가장 어렸다. 그의 리우 올림픽 결선 진출은 1960년 로마 대회부터 올림픽에 데뷔한 한국 다이빙이 56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도전을 멈추지 않은 우하람은 도쿄에서 더 큰 성과를 이뤄냈다.
시상대에는 다음 올림픽에서 올라도 된다. 황선우와 우상혁, 우하람의 성적표는 다음 파리올림픽에서 ‘스포츠 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는 디딤돌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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